대시보드도 체계적인 기획이 필요하다.
목차
1. 루커 스튜디오, 넌 누구냐?
2. 대시보드 제작 여정기
3. 서비스 퍼널 생각하기
4. 핵심 행동과 인사이트
5. 핵심 지표와 트래킹 가능성
지금까지 혼자 공부한 것 중에서 가장 도움이 된 걸 묻는다면, "데이터"라고 주저 없이 말할 것이다. 내 장점은 데이터 트래킹부터 분석까지, AtoZ를 혼자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딱히 인터넷 강의를 각 잡고 들은 건 아니고, 혼자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뚝딱이다 보니 자연스레 데이터 트래킹부터 분석까지 전반적인 능력을 갖게 됐다. 덕분에 창업 팀에서 모든 의사결정과 액션 플랜이 데이터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데이터를 매일, 하나하나 분석하는 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 와중에 우선순위가 높은 업무를 처리하느라, 데이터 자체를 뜯어보지 못하는 날도 많다. 그렇기에, 우리 팀은 대시보드를 구현하고 매일, 퍼널의 각 단계마다 핵심 지표를 트래킹 하고 있다. 대시보드를 구현한 덕분에 중요한 정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캐치할 수 있다.
데이터는 활용해야 가치를 갖는다. 활용하지 못하고, 그저 쌓아만 둔다면 이쁜 쓰레기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모든 데이터를 하나하나 뜯어보기도 힘들 노릇이다. 이때, 루커 스튜디오를 이용하면 데이터를 다양한 차트로 시각화할 수 있고, 수많은 데이터 사이에 숨겨진 인사이트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루커 스튜디오는 구글의 데이터 시각화 툴이다.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데이터를 활용해 나만의 대시보드를 드래그 앤 드롭으로 쉽게 만들 수 있다. 원래는 구글 데이터 스튜디오(Google Data Studio)로 친숙한 분이 많지만, 리브랜딩을 하면서 명칭이 룩업 스튜디오(Looker Studio)로 바뀌었다.
사실 리브랜딩은 했을 뿐, 기능적인 부분은 차이가 없다고 한다. 필자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뒤늦게 로고가 바뀐 걸 알아챘다. 자세한 변경 사항은 <데이터 셰프의 레시피>에 정리한 글을 참고하자.
데이터 시각화 툴로 tableau가 유명하지만, 필자는 루커 스튜디오를 선호한다. 무료이기에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GA, 빅쿼리, 에드센스, 서치 콘솔 등 구글 서비스와 연결이 매우 간단하다. 구글 생태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만족스럽게 쓸 수 있다. 당연히 MySQL, PostrgresSQL 등 외부 RDMS와 연결도 가능하다. 초기 팀일수록, 데이터 분석 및 관리는 전문 데이터 분석가가 아닌 기획자가 혼자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관리가 간편한 루커 스튜디오는 큰 도움이 된다. 우리 팀도 나 혼자서 주로 한다...
무엇보다, 구글 스프레드 시트와 연결할 수 있는 부분이 매우 만족스럽다. 우리 팀은 (1) 서베이 목적으로 탈리를, (2) 협업 목적으로 노션을 사용한다. 탈리, 노션에 저장된 데이터는 스프레드 시트와 자동 연동시킬 수 있고, 이렇게 연동된 데이터를 대시보드에 바로 활용할 수도 있다. 예시로, 탈리로 베타테스터 등록 신청을 받고 있는데, 여기에 저장된 신청자 데이터를 대시보드로 빠르게 체크하고 있다.
대시보드의 목적은 중요한 정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캐치하는 데 있다. 즉, 심도 깊은 인사이트가 아닌, 이슈 및 인사이트의 빠른 트래킹이 핵심이다. 애초에 대시보드는 복잡한 수준의 데이터 분석 용도로 적합하지 않으며, 모든 심도 깊은 데이터를 대시보드로 알아내고자 하는 건 리소스를 비효율적으로 쓰는 행동이다.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쓰는 격이랄까?
필자가 대시보드를 만드는 프로세스는 대략 아래와 같은데, 무작정 대시보드를 만들기보다, 세부적인 기획을 먼저 진행한다. 우선 서비스 퍼널을 구성한 후, 각 퍼널에서 집중할 행동과 인사이트가 무엇인지 정의한다. 이후, 수집 가능한 데이터가 어떤 게 있는지 체크한 후, 인사이트를 대변하는 지표를 정의한다. 만약 필요한 데이터를 충분히 수집하지 못한다면, 추가 수집을 위한 환경도 마저 세팅한다. 마지막으로, 수집 데이터를 대시보드와 연동하고, 차트를 시각화한다.
대시보드의 목적은 "빠른 이슈 및 인사이트 트래킹"이다. 그러니, 대시보드 기획도 이 목적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빠르게 트래킹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먼저 던져야 한다.
이때, "지표"에 매몰되지 않고, "유저 행동"에 집중해야 한다. 수치는 유저 행동의 결과일 뿐이다. 예를 들어, 유저가 서비스 내 콘텐츠를 습관적으로 탐색하지만, 구매하지 않는 행동을 보였다면, 이 행동의 결과로 높은 PV와 낮은 CVR이 보인다. 결국, 지표를 선택하기에 앞서서 어떤 행동을 트래킹 하고 싶은지 답해야 한다.
행동은 유저가 처한 상황에 기반한다. 예를 들어, 유저가 서비스를 처음 방문한 상황이라면, 주로 "탐색"을 위한 행동을 보일 것이다. 혹은, 유저가 서비스에서 구매를 하는 상황이라면, 유저의 행동은 "구매"를 위한 행동에 집중될 것이다. 따라서, 상황에 입각해 퍼널을 구성하고, 해당 퍼널 안에 보일 유저 행동을 정의해야 한다.
퍼널을 구성할 때, AARRR 프레임워크를 착안하면 큰 도움이 된다. AARRR 프레임워크는 그로스 해킹론에서 사용하는 방법론으로, 유저 플로우를 (1) 5가지 퍼널로 접근한 후 (2) 각 퍼널의 핵심 지표를 설정해 (3) 조직의 액션을 이 지표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로스 해킹에 대한 개념은 해당 링크를 참고하자!
마이플랜잇은 (1) 투두클래스와 (2) 투두챗, 2개의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1) 투두클래스는 전문가가 준비한 투두리스트를 다운로드하고, 유저가 차근차근 직접 따라 하는 상품이다. (2) 투두챗은 유저가 전문가와 직접 상담을 나눈 후에 자신에게 딱 맞는 투두리스트를 전달받는 상품이다.
투두클래스와 투두챗은 상품 특징이나 타깃 유저가 서로 다르기에, 퍼널도 독립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만약 이 둘을 하나의 퍼널 안에서 접근한다면, 데이터가 오염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투두클래스는 짧은 교육 콘텐츠 상품으로, 유저가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다. 반면, 투두챗은 상담 기반 상품이므로, 투두클래스에 비해 가벼운 접근이 불가능하다. 이 특징의 차이에 입각하면, Activation과 Retention 단계에서 서로 다른 패턴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
퍼널을 나눴으면, 이제 각 퍼널에서 집중할 행동을 정의해야 한다. 이때, 행동에서 알고 싶은 건 무엇인지 함께 정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유저가 서비스에서 콘텐츠를 탐색하는 행동을 봐보자. 유저는 얼마큼의 빈도로 서비스에 방문해 콘텐츠를 탐색할까? 유저는 한 번 탐색할 때, 얼마큼의 시간을 쓸까? 유저는 어떤 주제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탐색할까? 이와 같이, 탐색 행동만 봐도 많은 후속 질문이 따라올 수 있다.
아래 그림은 대시보드를 기획할 때, (1) 퍼널을 나눈 후, (2) 각 퍼널에서 발생하는 이벤트를 정리하고 (3) 이 이벤트에서 내가 알고 싶은 질문을 도식화한 플로우 차트다. 이처럼, 퍼널 -> 행동 -> 알고자 하는 바 순으로 플로우 차트를 그려보면, 전체적인 관점에서 유저 행동과 필요한 인사이트가 무엇인지 체크할 수 있다.
트래킹 할 행동과 알고자 하는 바를 정의했다면, 현재 어떤 데이터가 수집되고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 제 아무리 알고자 하는 바를 잘 정리했다고 해도, 이를 알려줄 수 있는 데이터가 수집되고 있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아래 그림을 보면, 기존 플로우 차트에서 각 퍼널마다 어떤 데이터가 수집되고 있는지 추가 정리했다.
현재 수집 데이터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모른다면, 막상 대시보드를 만들 때 활용 가능한 데이터가 없어서 곤욕을 겪을 수 있다. 반대로, 어떤 데이터가 없는지 미리 파악했다면, 이를 추가 수집할 수 있는 환경을 바로 구축할 수도 있다. 결국, 수집 중인 데이터를 얼마나 이해하느냐에 따라, 액션의 디테일이 달라진다.
수집 중인 데이터를 파악했다면, 이제 어떤 지표를 기준으로 행동과 인사이트를 대변할지 정의하면 된다. 이때, 사전에 정리한 리스트에 따라, 여러 지표를 매칭시키며 판단하면 좋다. 예를 들어, "한 번 탐색할 때 얼마큼의 시간을 쓸까?"라는 질문에 응답하고 싶다면, "세션 시간", "평균 PV" 등의 지표를 보면 된다.
이제 대시보드를 어떻게 구성할지 기획이 완료됐으니, 직접 대시보드를 만들 차례다. 루커 스튜디오의 기본 개념과 리소스 관리, 차트 제작 방법은 다음 글에 자세히 다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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