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ameLee Apr 16. 2023

23년 3월의 창업 일지

후회는 성장한 사람의 위로다

목차  
1. 좋은 서비스와 옳은 서비스는 다르다.  
2. 후회는 성장한 사람의 위로  
3. 운이 찾아왔을 때  
4. 요즘 말버릇, 그래도 해야지  


좋은 서비스와 옳은 서비스는 다르다.

 작년까지만 해도 의사결정을 내릴 때, 유저가 필요로 하는 핵심 가치(Core Value)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다. 유저가 원하는 바를 충족시켜 주면, 돈은 반드시 따라온다는 믿음이 있었고, 서비스 BM은 후순위 기준으로 생각을 했다. 팀의 액션 플랜에서 가치 검증을 언제나 1순위로 뒀으며, 수익 가설은 가치 가설을 완전히 마친 후에 넘어가는 게 옳은 계획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창업을 직접 경험하다 보니 이 믿음이 위험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변 지인이 창업을 통해 가장 크게 깨달은 바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좋은 서비스와 옳은 서비스는 다르다"라고 답한다. "좋은 서비스"는 핵심 가치에 집중하는 서비스다. 좋은 서비스가 당장 풀어야 하는 과제이자 목표는 유저의 니즈를 충족하고, 페인 포인트를 해결하는 것이다. 반면, "옳은 서비스"는 BM에 집중하는 서비스다. 옳은 서비스의 과제 및 목표는 순이익을 발생시키는 구조를 찾는 것이다. 이 정의에서 보자면, 작년의 나는 좋은 서비스를, 지금의 나는 옳은 서비스를 추구하고 있다.


 서비스의 "좋음"과 "옳음"은 상호 의존적이지만, 항상 서로의 존재를 보장하지 않는다. 좋은 서비스이지만, 옳은 서비스가 아닐 수도 있다. 스타트업 혹한기가 도래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애용하는 서비스를 만들었지만,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서 구조 조정을 하는 스타트업 이야기가 종종 들린다. 좋은 서비스를 유저에게 사랑받지만 생존을 보장받지 못한다. 반면, 옳은 서비스는 유저의 사랑을 덜 받을지라도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창업가는 "좋은 서비스"와 "옳은 서비스" 중 1가지만 택할 수 있다면,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물론, 서비스에서 "좋음"과 "옳음"을 모두 가져가도록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우리는 한정된 리소스를 갖고 있기에 선택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날카로운 가설 검증을 위해서는 한 번의 액션에 하나의 가설에 집중해야 한다. 이때, "가치 가설(=좋은 서비스를 찾는 가설)"과 "수익 가설(=옳은 서비스를 찾는 가설)" 중에 무엇을 고를 것인가? 혹은, 기능을 만들 때 "일반 유저가 좋아하지만 돈이 안 되는 기능"과 "일반 유저가 싫어하지만 돈이 되는 기능"이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좋음과 옳음, 둘 중에서 뭐가 더 옳다고 말할 수 없으며, 창업가는 선택을 해야 한다. 

좋은 서비스와 옳은 서비스,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출처 : <매트릭스>)





후회는 성장한 사람의 위로

 창업가는 자신의 생각과 판단 아래에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지금 내린 의사결정이 맞는지 당장 알 수 없으며, 결과란 놈은 나중에 불쑥 찾아와 버린다. 과거에 내린 결정에 의해서 발생된 부정적 여파를 맞닥트리고 있으면, 과거에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후회를 한다. '조금 더 정보를 찾아보고 결정 내렸으면, 헛되이 날리는 시간이 적었을 텐데...', '조금 더 내 생각을 비판적으로 돌아봤다면, 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텐데...'


 솔직히 말하면, 지금의 후회는 모든 결과를 알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과거의 나는 깊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을 수 있고, 결과를 모르는 상태로 돌아간다면 똑같은 결정을 내렸을 수도 있다. 다만, 이성적으로 받아들여도 감성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ENFJ의 숙명이다.


 성장에 대한 정의가 각자 다르겠지만, 나에게 '성장'은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은 바를 볼 수 있는 것이다. 과거의 나는 보지 못한 게 있었고, 지금의 나는 볼 수 있는 게 있기에 후회를 하는 게 아닐까? 그렇기에 후회는 성장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위로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달래 본다.





운이 찾아왔을 때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운'이라는 말이 있다. 내 노력이 부족해도 운이 맞아서 성공할 수도 있고 혹은, 노력을 아무리 해도 운이 없다면 실패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노력과 운은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매일 잠을 줄여가며 노력하는 사람에게 운은 어떻게 보일까?


 이 질문을 주변 사람들에게 했었을 때, 크게 2가지 분류로 나뉘었다. 첫 번째 그룹은 자신이 끝내 노력한 끝에 운을 잡은 것이므로, 기쁘고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두 번째 그룹은 아무리 자신이 노력해도 결국 운으로 결정됐기에 허탈감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후자의 그룹이 냉소적으로 보일 수는 있으나, 엄청나게 공감이 된다. 그만큼 노력했기에 허탈감과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끝내 운이 도달했을 때, 허탈감이 커서 내가 지금까지 엄청나게 노력해 왔음을 느꼈으면 좋겠다.




그래도 해야지

 초기 창업가일수록, 보다 많은 문제를 혼자서 풀 수밖에 없다. 만들고 있는 서비스, 사업 영역, 팀의 상황 등 현재 상황은 다양한 변수로 엮어있기에, 이를 100% 이해할 수 있는 사람도 적을뿐더러 동일한 문제를 해결한 사람도 찾기 힘들다. 한 마디로 말해, 답지가 없는 문제를 푸는 것이며, 문제를 풀어도 답이 맞는지 모른다. 다만, 이 문제를 풀지 않을 수 없으며, 이 문제를 풀 사람도 창업가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창업가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뭐든지 되도록 만드는 게 아닐까? 다음 주에 디벨롭 한 투두몰 서비스를 론칭한다. 원래는 서비스의 기획적인 부분을 리드했지만, 팀이 처한 상황에 의해서 빌드까지 혼자서 맡게 됐다. 단순히 랜딩 페이지를 만드는 게 아니라 UX, 디자인 등을 모두 고려해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지만, 결국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3주 간의 노력 끝에 해낼 수 있었다.



 내가 믿는 규칙 중 하나는 "내가 습관적으로 쓰는 말이 행동을 만든다"다. 그렇기에 꽂힌 말이 있다면, 이 말을 의식적으로 반복해서 말하려고 노력한다. 요즘 꽂힌 말은 "그래도 해야지"다. 풀어야 하는 문제가 어렵고 힘든 걸 알아도, "그래도 해야지?"라는 말을 내뱉으면 어느 순간 용기가 나기 시작한다. 물론 미래에 갈릴 나한테 미안할 따름...




회사 오피스 툴에 능숙한 일잘러가 되고 싶다면?
투두리스트를 훔쳐보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23년 2월의 창업 일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