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ameLee Jun 25. 2023

23년 6월의 창업 일지

초기 창업가에게 창업과 사업은 동일하다.

목차
1. Is it Make Sense?
2. 나만의 정의가 중요하다
3. 창업과 사업은 다를까?


Is it Make Sense?

 직관은 훌륭한 의사결정 수단이지만, 나는 직관을 항상 경계한다. 직관은 그동안의 경험과 생각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이때, 집약 과정은 의식의 흐름 안에서 작동하지 않지만, 한 순간에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그렇기에 직관은 불필요한 분석 시간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엮인 실타래 속에서 본질을 관통하기도 한다. 다만, 직관의 재료인, 경험과 생각에 주관적인 요소가 존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내면에 강하게 믿는 부분이 담길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경우에 직관은 내 믿음의 결과물을 이쁘게 포장한 것뿐이다.


 그렇기에 직관이 떠오를 때마다, 이를 해석하려는 노력을 한다. 왜 이 직관이 떠올랐는지와, 이 직관이 어떠한 근거에 기반하는지를 돌이켜 본다. 근거가 객관적이라면, 시간이 걸릴지라도 이를 타당하게 설명할 수 있다. 반면에 근거가 맹목적인 믿음에 있다면, 해석의 과정에서 벽에 부딪친다. 


 지인이 "직관에는 Make Sense가 중요하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내가 내린 직관은 맞을 수도 혹은, 틀릴 수도 있다. 다만, 직관이 맞을 확률을 높이기 위해선, 이 직관이 정말 객관적인 경험과 생각에 기반했는지 돌이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직관에 의한 의사결정이 가져올 결과는 더욱 씁쓸할 것이다.

직관은 설명함으로써 타당함을 얻는다. ( 출처 : <GIPHY>)






나만의 정의가 중요하다

 일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라며 팀원이 추천한 <일놀놀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저자의 가치관이 나와 유사한 바가 많아서 책을 읽는 동안에 공감을 많이 받았다.  

최근에 읽은 일놀놀이 ( 출처 : <구글 도서>)


 '일'과 '놀이'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개념으로 보인다. 이를 반증하듯, "나는 일하는 게 재밌어!"라고 외치는 사람을 이상하거나 혹은, 부럽다고 말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내가 어딘가 이상한가?"라는 물음이 생기곤 한다.


 '놀이'의 사전적 정의는 “순전한 즐거움을 위해 자발적으로 하는 활동”이다. 즉, 즐거움을 목적으로 행하는 모든 활동과 수단은 모두 '놀이'로 불릴 수 있다. 정의에 입각했을 때, 일하는 과정이 즐겁다면, '일'도 '놀이'로 불릴 수 있다. 사실, 일이 주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단언하기 어렵다. 성장의 고양감, 탐구욕의 충족 등 여러 원천이 있겠지만, 확실한 건 앞선 사람들에게 즐거움의 원천이 '일'을 통해 발휘된다는 점이다.


 <일놀놀이>에서 "일하는 자아와 노는 자아가 반드시 분리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은 무엇보다 큰 위로가 됐다."라는 말이 나온다. 일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뿐, 틀린 게 아니다. 옳고 그름의 기준은 개인의 가치관에 기반하고, 각자의 가치관은 너무 다르다. 그렇기에 타인의 정의에 휘둘려, 나의 정의를 의심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굳이 남의 정의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 (출처 : <일놀놀이>)






창업과 사업은 다를까?

 요즘 들어, 창업과 사업의 차이는 크게 없다고 느낀다. 과거에는 창업과 사업은 엄밀히 다르며, 이 둘을 구분하는 나만의 기준은 '기반 전략'이었다. 창업은 "J 커브, 스케일 업을 통해 미래의 큰 성장"을 그리는 반면, 사업은 "빠른 순수익을 통한 현재의 꾸준한 성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에 시장의 상황이 바뀜에 따라, 이 기준이 유효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대중화된 창업 전략은 (1) 투자를 유치받아서 총알을 확보하고 (2) 이를 버닝해 J 커브의 가파른 성장 곡선에 도달해 (3) 큰 리턴을 받는 것이었다. 다만, 시장의 상황이 바뀌면서 이 전략은 유효하지 못하게 됐다. 이로 인해, 창업가가 풀어야 할 숙제도 바뀐 듯하다. 창업가가 풀어야 할 질문은 "미래에 어떻게 성장할까?"에서 "현재에 어떻게 생존할까?"가 됐다.


 주류 질문이 바뀜에 따라, 과거에 생각한 내 기준은 더 이상 유효하지 못하게 됐다. 창업가도 단기간의 BEP와 매출을 생각하고, 꾸준한 성장을 그려야 한다. 물론 추후에 시장 상황이 바뀌거나 혹은, 현재 창업 팀의 투자 단계에 따라서 다를 수도 있다. 다만, 현재 시점의 초기 창업가라면 더더욱 창업과 사업을 동일시 봐야 하지 않을까?


 작년에 나보다 앞서서 창업한 지인에게 "창업과 사업의 차이는 뭘까?"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이때, 지인은 "나는 이 둘을 구분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당시에는 그 말에 반박했지만, 요즘 들어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창업에 대한 환상을 버리지 못했기에 동의하지 않은 게 아닐까? 지금이라도 이를 받아들여서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창업에 대한 환상을 버리지 못했기에 동의하지 않은 게 아닐까? ( 출처 : <giphy>)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