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 테스트 기획, 로직 설계와 제작까지
1. 제작 방향과 툴 결정하기
2. 테스트 로직 설계하기
3. 유형 테스트 제작하기
노코드를 활용한 '나만의 IT 서비스 만들기' 강의 1기가 시작된 지 벌써 2주가 지났다. 오프라인 기수제로 운운영되기에 강의를 오픈하려면 최소 수강 인원이 모여야 했다. 교육 상품의 단가가 어느 정도 있기도 하고, 페이드 마케팅도 큰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기에 모집이 잘 될지 걱정이었다.
하지만, 걱정이 무색하게도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셨고, 1기 수강생을 성공적으로 모집했다. 2기 사전 알림 신청도 계속 받고 있는데 벌써 30명이 넘은 걸 보면, 우리가 준비한 교육 상품이 가치가 충분히 있음을 느끼고 있다.
수강생 모집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은 건 유형 테스트 마케팅이었다. chatGPT와 노코드 툴, waveon을 함께 사용해 하루 만에 유형 테스트를 제작해 배포했는데, 새로운 툴을 익힌 게 재밌어서 기록을 남겨본다.
유형 테스트를 만든 이유는 모집 종료일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바이럴을 태우기 위해서였다. 다만, 바이럴뿐만 아니라 서비스 전환도 간과할 순 없었다. 이전에도 유형 테스트로 마케팅을 돌린 적이 있는데, 바이럴은 컸지만 서비스 전환은 높지 않았다. 즉, 많은 사람이 테스트를 공유하고 열심히 참가하지만, 서비스 사이트에는 접속하지 않고 이탈했다.
유형 테스트를 완료한 사람이 강의 사이트에 접속하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했고, 유형 테스트를 강의 컨셉에 맞추기로 했다. 나만의 서비스를 만든다는 강의에 맞춰서 "내가 서비스 메이커라면, 어떤 서비스를 만들까?"를 유형 테스트의 주제로 삼고, 결과 페이지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보여주기로 기획했다. 그리고, 하단에 이와 같은 서비스를 강의에서 함께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줘 전환을 높이려고 했다.
처음엔 도다의 스모어를 사용해 유형 테스트를 제작하려고 했었다. 이전에 팀의 마케팅 수단으로 유형 테스트를 제작하기 위해 사용한 적이 있는데 인터렉티브 폼의 디자인도 이쁘게 뽑히고, 로직 설정도 직관적이어서 좋았다.
결론적으로 스모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유형 테스트는 바이럴이 핵심인 만큼, 결과 페이지의 공유 기능이 가장 중요하다. 스모어에서 공유 기능을 사용하려면 유료 플랜을 이용해야 하는데, 강의의 모집 종료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돈을 사용하는 게 어딘가 아까웠다.
다른 유형 테스트 제작 툴을 찾다가, waveon을 알게 됐다. 찾아보니, SNS 공유 기능이 무료 플랜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서 주저하지 않고 선택했다.
스모어와 웨이브온을 모두 사용한 입장에서 봤을 때, 둘의 포지션은 명확히 다르다. 요약하면, 스모어는 유형 테스트 툴이고, 웨이브온은 노코드 툴이다. 웨이브온으로 유형 테스트를 만들 수 있지만, 스모어에 비해서 작업 시간이 길었다. 하지만, 그만큼 자유도가 있는 편이라서 시간을 쏟으면, 스모어보다 더 입체적인 폼 디자인이 가능하다. 결국, 절대적으로 완벽한 툴은 없고, 상황에 따라 맞는 툴만이 존재한 셈이다.
유형 테스트의 방향과 제작 툴을 선택했으니, 그 다음에 로직을 고민했다. 솔직히 말해 유형 테스트를 짜는 게 쉬울 줄 알았는데, 막상 로직을 설계하려니깐 답이 보이지 않았다. (1) 어떤 문항을 물어봐야 하고, (2) 점수는 어떻게 측정할 것이며, (3) 각 점수에 따라 결과를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다가, MBTI 검사 로직을 차용하기로 했다. MBTI 검사 로직은 (1) E/I, N/S, T/F, J/P를 구분하는 문항을 물어보고 (2) 응답에 따라서 유형 점수를 매기며 (3) 최종 점수에 기반해 MBTI 결과 값을 보여준다. 로직은 이와 동일하게 가되, 결과 페이지에는 해당 MBTI가 좋아하는 서비스를 보여주기로 했다. 예를 들어, 점수 상으로 ENFJ가 나왔다면, ENFJ가 만들면 좋아할 것 같은 서비스를 보여주면 된다.
우선, 결과 페이지를 먼저 기획하기로 했다. 결과 값으로 MBTI 별로 좋아하는 서비스를 보여주면 되는데, 16개의 MBTI, 각각 어떤 서비스를 좋아하는지 검색해서 찾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린다. 따라서, 시간을 줄이고자 chatGPT를 사용했다.
결과 페이지에서 가장 메인으로 보여줄 정보는 "내가 서비스를 만든다면, 어떤 서비스를 만들까?"이다. 이를 위해 chatGPT한테 각 MBTI 별로 어울리는 서비스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chatGPT의 응답에서 서비스의 핵심 키워드를 추출하고, 해당 키워드를 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서비스를 결과 값으로 정했다. 예를 들어, ESTP는 모험을 떠나는 사업가 유형으로 여행, 운동, 활동이 관심 서비스의 핵심 키워드로 나왔다. 여행과 활동이란 키워드에 맞는 에어비엔비를 결과 값으로 골랐다.
결과 페이지에서 응답자가 어떤 서비스를 만들면 좋을지 추천하는 것 외에도 (1) 응답자의 성향과 (2) 추천받은 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적기로 했다. 이 부분도 검색 리소스를 줄이기 위해 chatGPT를 활용했다.
응답자의 성향을 글로만 보여주는 건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서비스 제작과 연관된 5가지 지표를 선정하고, chatGPT한테 요청해 MBTI 별 점수도 도출했다. 이런 식으로 chatGPT한테 도움을 받아 결과 페이지에서 어떤 값을 보여줄지를 모두 결정했다.
결과 페이지 기획을 완료했으니, 그다음 문항 페이지를 고민했다. 마찬가지로, chatGPT한테 MBTI를 판단할 수 있는 문항 추천을 요구했다.
chatGPT가 알려준 바를 큰 결로 잡고, (1) 각 유형의 점수를 측정할 수 있는 문항과 (2) 응답에 따른 점수 변화를 픽스했다. 문항의 개수는 각 유형(E/I, S/N, T/F, P/J)마다 3개의 문항으로 총 12개를 설정했다. 유형 별 문항이 홀수가 돼야, 서로 다른 유형이 동점을 이루지 않기 때문이다.
로직을 모두 설계했으니, waveon에서 바로 작업을 진행했다. 우선 결과 페이지를 먼저 작업했다. 앞선 chatGPT한테 물어본 바를 바탕으로 16개의 결과 페이지를 만들었고, 각 페이지마다 관련된 서비스 정보를 입력했다. 좌측 패널을 보면, 각 MBTI 별 페이지가 존재하는 걸 볼 수 있다.
그리고, 페이지 최하단에 결과 페이지에서 확인한 서비스를 강의에서 만들 수 있다는 문구를 박으며, 전환을 유도했다. 웨이브온에서는 우측 패널에서 로직을 관리하며, 버튼을 클릭했을 때 특정 URL로 이동하는 로직이 설정된 걸 볼 수 있다.
사전에 설정한 문항에 맞춰서 총 12개의 문항 페이지를 제작했다. 우측 로직 패널을 보면, 상단 버튼을 클릭 시에 score_s가 +1이 되도록 설정된 걸 볼 수 있다. 이는 해당 문항이 S/N을 구분하는 문항이고, 위쪽 응답이 S의 응답 점수로 관련 점수를 추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어서 현재 측정된 점수를 확인해 (1) MBTI 값을 도출하고 (2) 관련 결과 페이지로 이동시키는 로딩 페이지를 만들었다. 우측 로직을 보면, E/I, S/N, T/F, P/J 각각의 점수가 몇 점인지 확인하고, 이에 맞춰서 결과 페이지로 이동하게 만든 걸 볼 수 있다.
유형 테스트에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메인 페이지 작업을 완료하고, 링크 공유 시, 해당 유형 테스트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타이틀과 썸네일을 설정하고 배포 처리를 완료했다.
chatGPT가 처음 나왔을 때, AI에 의존하면 정보를 탐색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떨어질 것 같아 일부로 멀리했다. 하지만, 막상 써보니깐 정보 검색 등의 노가다(?) 업무에 큰 도움을 받고, 정보를 해석하고 소화시키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었다. 결국, 미래에는 툴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의 싸움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