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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meLee Sep 12. 2022

22년 8월의 창업 일지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목차  
1. 대회는 대회일 뿐  
2. 개발에 의존하지 않기  
3. 워커홀릭에 대한 고찰  
4. 빠르지만, 여유롭게  
5. 나는 좋은 리더인가?  
이렇듯 즐거움이란 어설픈 지식을 가진 자의 손아귀에 있다.
<니체의 말>


 8월이 끝나고, 9월이 시작됐다. 날씨는  꺼풀 풀렸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창업을 시작하고, 벌써 2번의 계절이 바뀌었다. 봄이 끝나기 전에 본격적인 창업을 시작하고, 창업 팀과 여름을 뜨겁게 불태웠다.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온 힘을 다해 불태운 적은 없는  같다.


 8월은 가장 뜨겁게 달린 기간이었다. MVP 테스트를 진행하고, 다양한 창업 대회를 나왔고, 이제 베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한 달이란 짧은 기간에 엄청나게 많은 성장을 했다고 느낀다. 동시에, 아직까지 자신의 부족한 점을 실감했다. 부족한 점을 인지하며,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렌다.




대회는 대회일뿐

 8월에 다양한 창업 대회에서 수상을 했다. 오렌지 플래닛 가든에 최종 합격했고, 대학생 연합 창업 대회인 시도 2022에서도 우수상을 거머쥐었다. 그 외에도 서강대 창업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솔직히 말하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함께 하는 팀원들이 모두 뛰어났고, 매일 머리를 맞대며 고민한 노력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다만, 대회에서 좋은 성적이 서비스의 가치를 보장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 아무리 좋은 성적을 거둬도, 이 성적을 판단한 건 IR을 들은 AC와 VC다. 가장 중요한 건 서비스를 실제로 사용하는 유저의 반응이다. 제 아무리 투자사가 좋게 판단해도, 유저의 반응이 냉랭하면 의미가 없는 서비스다. 지금까지 성과는 인정하되, 이 성과가 창업 팀이 만드는 서비스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음을 잊지 말자.

우당탕탕 창업 팀




개발에 의존하지 않기

 만들고자 한 서비스가 실제로 유저가 겪는 문제를 해결하고,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는지 알기 위해 MVP 테스트를 진행했다. MVP 테스트에 어떤 개발도 들어가지 않았고, 노션을 활용해 검증을 진행했다. 다양한 노 코드 툴을 재미 삼아 공부한 덕분에, 개발이 없어도 충분히 실험을 할 수 있었다.


 스타트업은 가설 검증의 무한 굴레에 빠져 산다. 애초에 모든 게 사실이 아니며, 올바른 방향을 알아내기 위해 가설을 설정하고, 실험을 통해 검증해야 한다. 이때, 무엇을 검증할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검증할지도 중요하다. 제 아무리 검증할 가설을 잘 설정했다고 해도, 이를 신뢰성 있게 검증할 방법이 없다면 실험은 의미가 없다.


 가설을 효과적으로 검증하기 위해선, 고객이 직접 사용하는 프로덕트가 있는 게 좋다. 프로토타입을 보여주거나 인터뷰를 통해 가설을 검증하는 건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이와 같은 방법론은 실존하지 않는 프로덕트를 다루며, 고객은 가상의 프로덕트를 현실만큼 깊게 생각하지 못한다.


 창업을 하기 전부터 혼자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즐겨했다. 이때, 개발 없이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 코드 툴을 공부했고, 여러 툴을 조합해서 프로덕트를 만들고 배포했다. 당시에는 순전히 재미를 위해서 공부했지만, 돌이켜보니 이 경험이 창업 팀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됐다. 다양한 노 코드 툴을 공부한 덕분에, 개발에 의존하지 않고 실험을 세팅할 수 있었다.

나 좀 멋질지도?


워커홀릭에 대한 고찰

 워커홀릭, 일에 빠져 사는 일 중독자를 칭하는 말이다. 나는 새벽까지 일하고, 다시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일을 하는 걸 좋아한다. 그렇기에 만성 피로에 빠져 살지만...  주변 사람들은 나의 모습을 보며, 매우 바쁜 인생을 살고, 일을 적당히 하고 인생을 즐기라고 말한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내 삶이 어딘가 잘못됐나?"라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나는 왜 일하는 걸 좋아할까?"를 곰곰이 생각해봤고, 명료한 답이 나왔다. 일을 통해 얻는 성취감 자체가 나에게 취미이자 여가인 셈이다. 여유 시간에 게임을 하며 만족감을 느끼는 것처럼, 나에게 일이 만족감의 원천이다. 이렇게 열심히 사는 삶이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남들과 다를 뿐이며, 타인의 답이 아닌 나의 답을 확신해야 한다.

나를 믿자! (출처 : <giphy>)




빠르지만, 여유롭게

 다른 창업 팀이나 AC, VC에게 우리 팀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이만큼 행동력 강한 팀은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불도저 같이 짧은 시간 동안에 팀에서 많은 걸 해치우고 있다. 문제는 이 속도를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사무실에 놓인 창업 시련의 탑 (feat. 죽음의 컵홀더)


 우리 팀은 1~2주의 스프린트 동안 특정 목표를 잡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때, 산정한 목표는 여유로운 속도가 아니라, 너무도 빠른 우리 팀의 속도를 기준으로 생각한다. 물론 해내긴 하지만, 프로젝트는 언제나 우리가 생각한 만큼 흘러가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이슈가 터질 수도 있고, 프로젝트 계획 단계에서 미처 고려하지 못한 업무에 봉착할 수도 있다. 여유 리소스가 없는 상태에서 문제에 봉착하니, 팀이 업무 과중도는 훨씬 커진다.


 결국 빠르게 달려가지만, 어느 정도의 여유로움은 추구해야 함을 느꼈다. 최소한의 여유로움은 추구해야, 직면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그렇다고, 게으름을 여유로움으로 포장하지 말자!

요즘 팀원들이 항상 하는 말 : 누구나 계획은 있다. 처맞기 전까지




나는 좋은 리더인가?

 창업 팀을 리드하면서, 팀원들이 나를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함을 느낀다. 단순히 업무 의견뿐만 아니라, 고맙게도 각자가 고민하는 부분을 나에게 부담 없이 털어놓는다. 특히, 고민을 털어놓을 때, 자신은 나처럼 행동하지 못한다는 말을 들을 때면 기분이 묘해진다. 팀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감정에 휩싸이는 등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매우 많은데, 이런 말을 들으며 무엇 때문에 "나"를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지 궁금해졌다.


 좋은 리더란 무엇일까? "좋은 리더"란 타이틀은 리더 스스로가 아니라, 그를 따르는 팀원들에 의해 결정된다. 리더가 아무리 나는 좋은 리더라고 말을 해도, 팀원들이 동의하지 못하면 좋은 리더가 아니다. 팀원들과 딥 토크를 할 때마다, 항상 나에게 하는 말이 있는데 "대화를 할 때, 나는 FameLee만큼 감정적인 케어를 하지 못해"이다. 이 말은 과거 회사를 퇴사할 때도, 팀의 PO가 나에게 했던 말인데 어찌 보면 몇 년 동안 일가견 있게 들어온 말이다. 이게 내 장점일지도?


 팀원들의 감정을 잘 케어해주는 리더는 충분히 좋은 리더라고 생각한다. 다만, 더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선 감정적인 부분과 더불어, 업무적인 부분에서도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전자는 MBTI가 ENFJ이기에 선천적으로 가능한 것 같지만, 후자는 지금 그만큼 위치에 있는지 고민이 든다. 결국, 리더도 팀원의 성장 속도만큼 빠르게 성장해야, 좋은 리더로 될 수 있지 않을까?

성장을 멈추면 안 된다! (출처 : <gi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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