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How Google Works)
창업을 시작한 후, 조직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회사에 다닐 때는 내가 맡은 일에 충실히 집중하면 되는 실무자였지만, 이제 창업팀 대표로서 팀의 문화에 신경 써야 하는 관리자 역할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서점에서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라는 책을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때 마침 오렌지플레닛의 공동 서재에서 이 책이 있어서 후다닥 가져가서 읽었다. 책의 분량이 약 400 페이지로 많은 편이지만, 내가 느낀 책의 핵심은 매우 간단했다.
"창의력과 전문성이 있는 사람에게 책임 있는 자유를 주면 된다."
제목 :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How Google Works)
부제 : 에릭 슈미트가 직접 공개하는 구글 방식의 모든 것
저자 : 에릭 슈미트, 조너선 로젠버그, 앨런 이글
실력주의가 자리 잡으려면 "반대할 의무"가 존재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 (중략) ... 우리의 경험에 비춰볼 때, 전문성과 창의력을 가진 직원은 대개 강력한 의견이 있기 때문에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릴 정도이며, 이때 이들이 의견을 개진할 자유를 주는 것이 반대할 의무가 존재하는 문화다. 하지만, 이렇지 못한 곳에서는 반대 의견을 내세울 때 불편해한다.
조직에서 각자가 생각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특정 주제와 관련한 의견 충돌은 필수불가결하다. 서로 다른 의견이 오고 가는 과정 속에서 더 좋은 답을 찾을 수 있지만, 이 과정이 항상 순탄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자신이 낸 의견을 누군가가 반박할 때, 무의식적으로 거부감이 생긴다. 상대방의 논리가 타당해서 이성적으로 납득할지라도, 감성적인 부분에서 찝찝함이 남아있다.
조직에서 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서로 다른 의견을 내는데 부담을 가지면 안 된다.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에서는 이를 "반대할 의무"라고 칭한다. 구글에서는 누군가의 생각이 자신과 다를 때, 상대방에 반대하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걸 지향한다.
"반대할 의무"가 조직 문화로 자리 잡힌 곳과 그렇지 않은 곳에서 의견 교류는 서로 다른 양상을 띌 수 밖에 없다. 조직 문화는 조직 구성원, 모두가 갖고 있는 가치관이자 당연함의 기준이 된다. 즉, "반대할 의무"가 조직 문화로 자리 잡힌 곳에서는 내 의견에 누군가가 반대하는 상황이 일상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지 못한 곳에서는 동일한 상황에서 해석을 개인에 의해 이루어지며, 자칫 상대방의 행동이 무례하고 올바르지 못하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당연한 것이기에 심리적인 거부감은 줄어들고, 누구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늦게까지 일하도록 지시해서도 안 되지만 일찍 집에 가서 가족과 함께 지내라고 말해서도 안 된다. 그 대신 책임을 지는 일을 맡겨주면 알아서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 (중략) ... 전문성과 창의력을 가진 직원에게는 스스로 통제할 권한을 주어라. 그러면 그들은 대게 어떻게 하면 생활의 균형을 찾을 것인지 알아서 최선의 결정을 내릴 것이다.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에서 전문성과 창의력을 가진 직원에게 자유를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사람에게 어떤 일을 하라고 명령하고 제한한다면, 이들은 자신이 가진 창의력을 마음껏 뽐낼 수 없다. 다만, 여기서 칭하는 "자유"가 무지성 자유는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책임이 수반된 자유"라고 말할 수 있다.
"자유"의 정의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자유가 존재하기 위해서 적절한 책임이 수반되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을 "떠올리는 것"과 "실행하는 것"은 엄밀히 다르다. 누구나 필요한 일을 떠올릴 수 있지만, 이를 실행하지 않고 생각만 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 떠올린 일을 실행으로 옮기게 만들기 위해서 책임이 수반되야 한다. "월급 루팡"이라는 말처럼, 책임 없는 자유는 사람을 나태하게 만든다.
비록 여러분이 한 회사의 CEO라고 해도 책상을 쾅쾅 치면서 결정을 명령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또 실제로 많은 결정을 내려서도 안 된다. 이보다 여러분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논의를 활성화하여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듯이 합의를 모아야 하며 적절한 시점에서 논의를 중단시키고 결정을 내리는 멋진 기술을 발휘해야 한다.
직원들을 일에 매달리게 하고 회사를 떠나지 않게 하려면, 흥미로운 부수적 프로젝트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다. 여러분은 조직의 규정보다 우수한 개인의 흥미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 (중략) ... 이와 비슷하게 전문성과 창의력을 가진 직원이 뭔가 새로운 일을 하도록 회사에서 그 일을 만들어내는 사례는 얼마든지 더 있다.
개인이 자유를 더 지향하고, 발현시키게 만들기 위해서 관련 환경이 필수적이다. 회사에서 자유를 아무리 강조해도, 구성원에게 자유를 뒷받침 해주는 환경이 없다면 형식적인 자유일 뿐이다.
우선 자유가 올바른 방향으로 표출할 수 있도록, 전체적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조직은 나뿐 만이 아닌, 다양한 사람이 함께 일하는 공간이며, 각자가 하는 일이 조화를 이루어 조직의 성장과 발전을 이끈다. 바꿔 말해, 개인의 자유는 조직 전체의 방향과 어우러져야 된다. 바다에 가기 위해 뗏목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할 때, 뗏목을 위한 몸체, 돛대, 나침반을 만들어야지 혼자서 집을 짓고 있으면 안 된다.
큰 방향을 알려줬다면, 이 방향에 맞춰 속력을 낼 수 있도록 응원해주면 된다. 개인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관심 있어 하는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