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의 핵심 질문은 "어제 얼마나 했냐"가 아니라

"내일도 할 수 있냐"이다

by 로벨리아

다이어트를 시작한 뒤, 나의 아침은 심판의 시간이었다. 눈을 뜨자마자 화장실을 다녀오고, 옷을 모두 벗은 채 체중계 위에 올라간다. 숫자가 내려가면 그날 하루는 기뻤고, 어제와 같거나 조금이라도 올라가면 스트레스를 받게 됐다.

초반에는 재미가 쏠쏠했다. 붓기가 빠지며 숫자가 뚝뚝 떨어지는 맛에 행복했다. 하지만 모든 다이어터가 마주하는 공포의 구간, '정체기'가 찾아왔다.


숫자가 멈추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내가 덜 노력했나?"

불안한 마음에 나는 나 자신을 더 채찍질하기 시작했다. 식사량은 건강식단을 하기에 바꿀 게 없었고, 운동 시간을 억지로 늘렸다. 몸이 비명을 질렀지만, 정신력으로 버텼다. 오로지 체중계 숫자를 내리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상했다. 예전 같으면 살이 쑥쑥 빠져야 할 강도인데, 체중계는 요지부동이었다.

억울했다. 이렇게까지 하는데 왜 숫자는 내려가지 않는 걸까.


범인은 내 의지박약이 아니라 '코르티솔'이었다


살이 안 빠지는 이유를 찾다 알게 된 단어, 바로 '코르티솔(Cortisol)'이었다.

우리 몸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존의 위협을 느낀다고 한다.

"지금 주인님이 식량도 안 주고 몸을 혹사시키고 있어! 비상사태다! 에너지를 아껴!"라고 외치며 지방을 꽉 움켜쥐는 것이다. 이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호르몬이 바로 코르티솔이다.


나는 살을 빼겠다고 운동을 늘렸지만, 내 몸은 그것을 '전쟁'으로 받아들였던 거였다. 살이 안 빠져서 스트레스를 받고, 그 스트레스 때문에 살이 더 안 빠지는 악순환. 나는 열심히 다이어트를 한 게 아니라, 열심히 내 몸을 고문하고 있었다. 게다가 체중계를 잴 때마다 변동 없는 몸무게에 스트레스를 받아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예민해진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고 전략을 바꿨다. 목표를 '체중 감량'에서 '스트레스 관리'로 수정했다.

강박적으로 하던 운동을 줄였다. 체중계 숫자에 일희일비하는 대신 "내일도 할 수 있게, 건강하게 하자. 코르티솔 꺼져!"라고 나 자신에게 말했다.

그러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죽어도 안 내려가던 체중이 다시 내려가기 시작한 것이다. 몸이 그제야 안심하고 움켜쥐었던 지방을 놓아줬나 보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다이어트의 가장 중요한 질문을 바꿨다. 예전에는 "어제 얼마나 했지?"라고 물으며 나를 다그쳤다면, 이제는 "내일도 이만큼 할 수 있어?"라고 묻는다.


지속 가능함이 이긴다


오늘 3시간을 불태우고 내일 앓아눕는다면 그것은 실패한 다이어트다. 오늘 30분을 하더라도 내일 또 30분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성공한 다이어트다.

다이어트는 100미터 달리기처럼 숨을 참고 전력 질주해서 끝내는 게임이 아니었다. 내 몸을 달래 가며, 내 일상을 무너뜨리지 않으며 평생을 함께 가야 하는 가족 같은 존재다.

혹시 지금 정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운동량을 늘려야 하나 고민 중이라면? 그렇다면 잠시 멈추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지금 이 강도로, 내일도 할 수 있니?"

만약 대답이 '아니요'라면, 꾸준히 할 수 있는 강도로 바꿔서 해보자. 다이어트를 한 후, 목표 몸무게에 도달하더라도 노년의 건강을 위해서 운동은 함께 가야 할 평생의 동반자다. 그러니 '내일도 할 수 있는 강도'로 꾸준히 매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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