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추웠던 날

2024년 01월 08일

by 로벨리아

오늘은 날씨가 정말 추웠다.

내 방은 베란다를 확장한 구조라

바깥공기가 벽을 통해 그대로 들어오고,

보일러를 틀어도 가장 늦게 따뜻해지는 방이다.

그래서 혼자 있는데 보일러를 틀기엔 가스비가 아까워서

전기난로를 켜놓고 일을 해야 했다.


방 안 온도는 높아야 18도.

계속 켜두면 공기가 답답해져

얼마 안 가서 꺼버리곤 했다.


문제는, 끄고 나면 또다시 금방 추워진다는 거였다.

손이 시릴 때면 어김없이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곤 했다.


엄마는 따뜻하게 있으라며,

감기 걸리는 게 더 안 좋다며,

전기난로 팍팍 틀고 있으라고 하셨다.


하지만 방 안 공기가 답답해지는 게 더 싫었다.

어차피 켜봤자 끄고 나면 금세 다시 추워졌고,

바깥에선 자꾸 찬 공기가 들어오니까,

그냥 옷을 따뜻하게 입는 게 나았다.


두툼한 옷을 껴입고, 따뜻한 차를 보온병에 담아 방으로 가져간다.

손이 시릴 때면 차를 컵에 따르고,

따뜻한 컵의 온기를 핫팩 삼아 손을 감싸 쥔다.

그렇게 나는, 원시의 방법으로 이 방의 냉기를 견뎌냈다.


'추우면 옷을 따뜻하게 입으면 되지'


그렇게 생각하며 두툼한 패딩과 수면바지, 수면양말,

그리고 털모자까지 장착하고 하루를 보냈다.


퇴근한 엄마는 내 차림을 보며,

혹시 또 전기난로 안 틀고 버틴 건 아닐까 걱정하시며 물으셨다.


"오늘 엄청 추웠는데, 전기난로 틀고 있었지?"


나는 손으로 두툼한 옷자락을 가리키며 말했다.


"조금씩 틀었어. 그거 틀면 답답해서... 그냥 옷을 따뜻하게 입는 게 나아."


사실 전기세가 너무 많이 나올까 봐 꺼려졌던 것도 있다.

뭐, 여러 이유가 겹쳤지만

가장 큰 이유는—

켜봤자, 다시 차가운 공기가 방 안 가득 밀려들 테니

결국 또 추워질 게 뻔했기 때문이다.


엄마와 저녁을 먹고 방에 들어온 뒤,

방 안이 왜 이렇게 춥냐고 물으셨다.

나는 그보다 훨씬 추웠던, 재작년 이야기를 꺼냈다.


"재작년인가... 엄청 추웠을 때 있었거든.

그때 방에서 자려고 누웠는데, 코가 너무 시리고 머리맡에서 찬 기운이 느껴지는 거야.

그래서 털모자 쓰고, 목도리 두르고 이불 뒤집어쓰고 잤다?


근데 나중에 엄마가 뭐 때문에 나 불러서 안방 문 열고 들어가 보니까

엄청 따뜻한 거야.

그냥 문 열자마자 따뜻한 공기가 확 밀려들어오는데

완전 내 방이랑 딴판이었어.


심지어 거실 통로와 바닥이 내 방보다 더 따뜻해.

내가 예전에 쓰던 방도 좀 추웠는데, 여기가 훨씬 더 추운 것 같아.


진짜 그러고 살았다 내가.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하나도 안 추운 거야."


엄마가 놀란 듯 말했다.

"진짜? 모자까지 쓰고 잤어? 하긴, 이 방 와보니까 너무 추워. 찬바람이 슝슝 들어와.

거실은 보일러 지나가는 통로라서 여기보다 더 따뜻한가 봐. 나도 추워서 이불 뒤집어쓰고 자잖어."


"그니까. 세상에 집에서 자는데 춥다고 털모자에 목도리 두르고 자는 인간이 어디 있겠어."


지난 과거의 내 모습을 떠올리며,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도 엄마와 그 방에서 함께 자는 지금은,

사람의 온기 때문인지 훨씬 따뜻했고,

내가 고양이 빵이의 등에 얼굴을 박고 누우면

그르릉거리는 소리와 함께

서로의 온기가 전해져서 따뜻했다.

그래서 그렇게 추운 날들을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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