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2월 05일
새 배드민턴 채가 팔렸다.
구매한 지는 꽤 되었지만 사용한 적은 거의 없는 물건이었기에 아주 저렴한 가격에 올렸고,
정말 좋은 소재의 채였는지 올리자마자 바로 팔린 건 처음이었다.
'아빠랑 예전에 주말마다 나가서 배드민턴 쳤었는데...'
어느 날 아빠가 배드민턴 채와 셔틀콕을 가져오시더니 나가서 같이 치자고 하셨다.
서브부터, 강한 스매시까지... 아빠는 은근히 배드민턴 고수였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면 배드민턴을 칠 수 없어 아쉬웠던 주말도 있었고,
날씨가 맑은 날엔 내가 먼저 아빠에게 배드민턴을 치러 나가자고 한 적도 있었다.
셔틀콕이 나무에 걸려 꺼내지 못한 적도 있고,
공을 너무 세게 쳐서 셔틀콕 깃털이 다 빠져 자주 새로 바꿨던 기억도 난다.
아빠는 신기술을 보여준 적도 있다.
내가 보낸 셔틀콕이 분명 땅에 떨어졌는데,
그 공이 바닥에서 튕겨 올라오자 아빠가 다시 채로 받아치는 모습이었다.
그게 실제로 있는 기술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린 내게는 그 모습이 참 멋져 보였다.
중, 고등학교를 다니면서부터는 아빠와 배드민턴을 하지 않게 됐다.
악기 연습과 공부를 해야 했기에, 아빠와 함께하는 여가 시간이 점점 줄어들었던 것 같다.
새 배드민턴 채가 팔려 나가면서,
신발장에 있던 아빠와 함께 쳤던 배드민턴 채와 셔틀콕이 생각났다.
그래서 내일은 그것들을 버리기로 했다.
오래된 배드민턴 채를 바라보니, 어린 시절의 내 모습과 장난기 가득한 아빠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어렸을 적엔 아빠와 사이가 참 좋았는데, 왜 커서는 이렇게 어려워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