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잘 안 먹을 때 꼭 기억해야 하는 것!!!
23.9.10.
정성이 아니라 맛으로 돌아갑니다.
이때의 맛은 자극적인 맛이 아니라 본연의 맛입니다.
라면, 치킨, 햄버거, 과자와 같은 간식이나 패스트푸드를 주면
몇 번 잘 먹을 수는 있을 겁니다.
그런데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충분한 영양분을 줄 수도 없고,
지속가능한 해결방법도 아니죠.
맛이라는 기본으로 돌아가세요.
진수성찬을 차리지 말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햇반에 김만 싸서 줘도,
갓 지은 밥에 참기름, 간장과 계란프라이만 비비고
김치만 찢어줘도 아이들은 압니다.
세상에서 제일 맛난 밥이 갓 지은 밥이란 걸요.
시골? 에 계신 할머니댁으로 한 달만 보내봅시다.
간식으로 과자를 주실 수도 있지만
감자를 삶아서 소금에 찍어 손가락을 후후 불면서 사이다와 먹거나
설탕과 버무려 밥처럼 짓누른 감자밥을 숟가락으로 퍼먹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봉이나 삶은 밤을 티스푼으로 파먹거나
뜨거운 고구마와 우유를 같이 마시면 음식에도 찰떡궁합이 있다는 걸 느낄 겁니다.
된장을 보글보글 끓이고
삶은 호박잎이나 양배추에 밥을 올린 다음
쌈장이나 된장을 찍어먹으면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기름이 지글지글한 솥뚜껑에 전을 구워 바로 먹어봅시다.
식혜와 함께 주면 간식으로 두 판은 기본입니다.
풍요가 아니라 빈곤입니다.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없어서 안 먹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아서, 언제고 말만 하면 차려주니까 안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푸짐한 상차림이 아니라 경쟁적 구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초4 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덩치는 있는데 입이 짧아서
맛있는 건 잘 먹고, 싫은 건 안 먹습니다.
그런데 싫어도 맛있게 잘 먹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초4인 이종사촌 오빠가 왔을 때입니다.
그러면 저는 딸이 아니라 처조카를 공략합니다.
이거 보기는 이래도 엄청 맛있네~
그러면 처조카는 호기심에 맛보고
맛있어! 외치면서 쩝쩝 소리 내서 먹거든요.
그러면 딸도 평소엔 안 먹는데,
아빠와 사촌이 맛있다고 하니까 자기도 먹어보고
(실제로 맛있다고 느끼는지는 모르겠지만) 맛있긴 하네~ 그러면서 다 먹더라고요.
저도 어릴 때 제가 좋아하는 건 나중에 먹고
조금 안 좋아하더라도, 누나들이 맛있다고 빨리 없어지는 반찬만
경쟁적으로 먼저 먹었습니다.
운동
딸은 발레학원을 주 1회 다니는데요.
운동을 하고 온 저녁은 흰쌀밥만 많이 먹더라고요.
운동 학원을 안 가더라도
다른 액티비티나 야외활동을 좋아하는 부모님이 같이 놀아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차가 안 다니는) 아파트 1층에서 술래잡기를 하는 척하면서 잡힐 듯 말 듯 안 잡히기,
자전거 타고 가까운 문방구 다녀오기,
제자리 점프해서 높이 재기 등을 하면 그렇게 힘 빼지 않고
아이 체력은 방전시킬 수 있습니다.
아이는 맛있고, 배고프면 잘 먹습니다.
주변에 맛있는 것들이 너무 많거나,
흔하거나,
배고프기도 전에 갖다 바친다면
식사의 참맛을 잃어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