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잘 안 먹을 때 절대로 하면 안 되는 것!
23.9.5.
아침부터 작가님들이 계신 단체방이 울려댔다.
생일 아침이라 미역국을 차려주었는데
초2 아들이 맨밥만 깔짝대다
밥그릇을 밀어냈단다.
첫째인데도 6살인 둘째 딸보다 몸무게가 작다며.
천불이 나 앞으로 생일 없다고 쏘아붙이고
안쓰러운 마음을 브런치스토리에 쓰셨다고.
바로 다른 작가님이 공감글을 올리셨다.
출근 시간 정성 들여 세팅했더니
초5 딸이 입맛 없다며 손도 안 대었다고.
또래에 비해 체중과 키가 작게 나가
한 소리했더니 딸도 삐져서 울고
본인도 속상하다고.
그 밑으로도 이어진
부모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자식들 이야기들을 보며
원가족 때가 생각났다.
어릴 적 나는 누님 두 분에 막내아들이라
무슨 짓을 해도 크게 혼나지 않았는데.
딱 한 가지. 밥을 안 먹으면 혼이 났다.
책도 안 읽고, 숙제를 안 하고, 하루 종일 놀다 와도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는데
밥을 안 먹으면 난리가 났다.
처음엔 혼을 내시다가 나중엔 제발 밥 한 숟가락 먹으라고 사정사정하시더라.
오래간만에 부모님의 관심이 나에게 집중되는 게 좋았는지
배가 조금 고픈 상태였지만 안 먹어! 응석을 부렸다.
협상의 주사위가 나한테 넘어온 것이다.
이후로 한동안 불리할 때는 어김없이
일종의 단식투쟁을 해서 얻어낼 것을 쟁취했다.
밥을 안 먹는 자식에게
제발 먹으라거나
너를 위한 일이라거나
안 먹으면 안 큰다는 협박,
밥을 먹으면 선물을 줄게라는 약속 등은
앞으로도 주도권이 자식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먹든 안 먹든 알 바 아니다.
먹을 걸 차려주는 것으로 부모의 역할은 했으니
먹고 싶으면 먹어라.
세상엔 못 먹는 분들도 많이 계시니
안 먹거나 조금 먹을 거면 미리 말해라.
그래서 우리 집 가훈 1번은
'주는 대로 감사히 먹자'이다.
(글이 조금 길어져서
꼭 기억해야 할 3가지는 다음에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