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책배우자가 징역형을 살면서, 친권·양육권을 지키려면?

[가화만사성] 이혼·상속 전문 변호사 친족법 상담일지 #10

[가화만사성] 이혼·상속 전문 변호사 친족법 상담일지 #10

박상홍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가사/상속팀

이혼의 유책배우자가 징역형을 살게 되어도, 친권·양육권을 지킬 수 있나요

우리는 대개 결혼을 영원한 동반자 관계로 생각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현실은 이따금 냉엄하게 다가오곤 합니다. 고등학교의 동창이던 남편과 아내는 결혼과 동시에 아이를 가졌으나, 점차 성격 차이와 서로에 대한 실망이 쌓여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남편은 첫사랑과 외도를 하게 되었고, 이들 부부의 순탄했던 결혼생활은 이혼이라는 내리막길로 치닫게 됩니다. 아내는 이혼 소장을 보내며 홀로 친정으로 돌아가게 되었고, 5살의 아이는 남편과, 남편의 어머니인 친할머니의 손에 남겨지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이혼 사건에서도 특별히 자신의 과오를 부인하지 않은 채 모두 인정하였습니다. 다만, 아이에 대해서만큼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주겠다는 책임감으로 성실히 양육계획을 제출하였고, 다행히 아내가 아이에게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아 친권과 양육권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이는 엄마와의 별거와 이혼의 충격으로 불안 장애를 겪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1년 반의 시간 동안 치료와 상담을 받으며 조금씩 안정되어 가는 모습을 보며 남편은 희망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이혼 이후 아내는 몇 차례 아이가 잘 지내는지 안부를 물어오기는 했습니다만 그러한 연락도 곧 끊기게 되었고, 아내의 SNS에는 새로운 연인과의 행복한 일상이 담긴 사진들이 올라오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예기치 못한 불행이 남편에게 찾아왔습니다. 사기죄로 구치소에 수감된 남편은 그 순간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느낍니다. 과거의 잘못이 그를 다시 억눌렀고, 이제는 더 이상 자기의 아이를 보호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마치 이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던 듯, 친권자 및 양육권자 변경 청구를 하였습니다. 남편은 "상대방인 남편은 법적으로 자신을 지킬 수 없는 처지입니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아내인 청구인이 양육권을 가져야 합니다."라고 쓰인 심판청구서를 받아 들고서는 막막함에 휩싸였습니다.      

아내가 점차 자신에게서 멀어져 간 만큼, 아이는 남편의 끈이자 그의 미래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어떠한 변명이나 항변을 한다 해도, 유책배우자인 자신이, 수감 생활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 앞에 아이를 놓칠 것만 같은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더 이상 나의 실수로 인해 소중한 존재를 잃을 수는 없어!" 한참을 고민하고서는 마침내, 혼란스럽고 아슬아슬한 삶 속에서 남편은 아이와 그의 미래를 지킬 방법을 찾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의뢰인의 문의 사항]

이혼의 유책배우자라고 하더라도, 아이의 친권과 양육권을 확보할 수 있나요

친권·양육권자가 수사를 받거나 징역형을 받더라도, 아이의 친권과 양육권을 지키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박상홍 변호사의 솔루션]

Q1) 이혼의 유책배우자라고 하더라도, 아이의 친권과 양육권을 확보할 수 있나요

A1) 혼인을 파탄시킨 유책배우자가 반드시 자녀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서 부적합하다고 추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유책행위의 내용에 비추어 미성년 자녀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되는 경우(알코올중독, 마약중독, 폭력성, 범죄성향 등)의 경우에는 부정적 요소로 될 수는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부모 중 자녀를 직접(또는 주로) 양육하여 온 쪽이 상대방과 자녀 사이의 관계가 신뢰롭고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고 있다면(특히 면접교섭에 협조적이라면) 이는 매우 긍정적 요소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Q2) 친권·양육권자가 수사를 받거나 징역형을 받더라도, 아이의 친권과 양육권을 지키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A2) 남편이 집행유예기간 중에 다시 사기죄를 범하였고, 편취한 금액이 1억 원이 넘으며 상대방과 그 가족의 경제적 능력을 감안할 때 피해자와의 합의가 불가능하여 실형 선고가 예상된다는 사정은, 아이에 대한 친권 및 양육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다고 볼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의 경우, 남편이 현재 사기죄로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수감되기 전부터 남편의 모친(할머니)과 누나(고모) 등 다른 가족의 도움을 받아 이들과 함께 아이를 양육하여 왔고 이들이 아이의 양육을 강하게 원하고 있는지 여부, 아내가 이혼 후에는 아이를 만난 적이 별로 없었다는 점, 가정주부인 아내가 생업에 종사할 경우 발생하는 양육자의 공백에 대한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의 사정을 들어서, 비록 남편이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남편을 양육자로 지정하고, 양육보조자인 할머니 등이 아이를 계속하여 양육하는 것이 아이의 복리를 위하여 합당하다고 어필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무 Tip. 가사조사]

친권자 및 양육권자 변경 청구에 있어서도, 종합적인 양육환경을 파악하기 위해 1. 기본조사 및 자료수집, 2. 이혼 이후 현재까지 사건본인의 양육상황, 3. 양 당사자의 주거지, 소득, 양육보조자의 여건 및 장래 양육계획 등 양육환경에 관한 조사, 4. 청구인과 상대방 및 사건본인의 유대관계 형성의 정도, 친권자 및 양육자 변경에 관한 사건본인의 의사, 5. 면접교섭 시행 여부 및 장래 면접교섭에 관한 의견, 6. 기타 조사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항 등에 관해서 조사명령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가사조사보고서의 내용은 심판, 조정의 기초자료가 되므로, 면접조사, 심리검사 등에 성실히 응하여 양육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무 Tip. 신체감정]

아이가 현재 소아 청소년의 발달 단계에 따른 각종 신체적·정신적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아이의 정서적인 안정과 더 나은 양육을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치료와 환경이 필요한지를 검토하기 위해 기존에 내원한 전문의료기관 등에 신체감정촉탁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아이(피감정인)의 생활기록부, 알림장, 평소 사용하는 공책, 치료 진행상황 보고서 등 아이의 학교생활과 특수교육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감정 참고자료로 제출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