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글쭈글 샤페이의 유전병, '샤페이 열병'
최근 국내에서 알려지고 있는 반려견 샤페이는 쭈글쭈글한 주름으로 온 몸이 뒤덮여 마치 구겨진 수건처럼 보이는 품종으로 다 컸을 때 약 16~20kg이나가는 중형견이다.
다른 중국 출신 개 차우차우와 마찬가지로 보라색 혀가 특징이며 과거 중국에서는 경비견이나 사냥개로 길러졌고 현재는 가정견으로도 인기가 많다. 크고 두툼한 입과 작은 삼각형 모양 귀, 짧고 거친 털을 가지고 있다.
샤페이는 독립심이 강하고 가족 보호를 매우 중시한다. 따라서 낯선 사람을 금방 신뢰하지 않으며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 주인이 먼저 낯선 손님을 샤페이에게 소개시켜주지 않는다면 샤페이는 으르렁거리거나 위협하는 모습을 보린다.
하지만 어린 강아지일 때부터 적극적이고 빈번한 사회화를 시킨다면 샤페이의 자신감을 키우고 상대방이 위험인물인지 아닌지 판단하도록 가르칠 수 있다.
샤페이를 반려견으로 키울 생각이라면 전문 브리더를 통해 입양하도록 하고, 샤페이가 어린 시절부터 많은 사람들, 다양한 소음 및 경험에 노출되도록 해야 한다. 다른 개들과 어울리고 적절한 사회화를 겪으면 샤페이는 훌륭한 반려견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샤페이는 독립심이 강해서 껴안는 등의 스킨십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므로 어린 아이가 있는 가정에는 적합하지 않다.
샤페이는 운동량이 그다지 많지 않으며 아파트나 빌라에서도 키우기 쉽다. 하지만 하루 20분 이상 산책은 필수다.
그런데 샤페이에게는 유전병이 있다. 샤페이 피버(FSF) 혹은 샤페이 열병이라고 불리는 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열이 나고 발목 및 경족근골 관절이 부어 오른다.
이 질환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신체 전체에 아밀로이드가 과도하게 축적되며 이는 신부전 및 간부전으로 발전한다.
따라서 아밀로이드증은 간 및 신장 이상으로 이어지기 전에 초기 단계에 치료해야 한다. 샤페이 열병은 상염색체 열성 조건으로 인해 생긴다.
모든 샤페이들이 샤페이 열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샤페이 중 23%가 해당 질환으로 고통받는다.
만약 반려견의 체온이 섭씨 39.4 ~ 41.7도에 달하고 관절이 부어 오르면 조기 진단을 위해 동물병원에 데려가야 한다. 열이 급격하게 오른다면 얼른 동물병원에 데려가야 한다.
발열 및 관절 부종에 이어 입술이나 입이 붓거나 복부 통증, 구토, 설사, 굽은 허리 등 반려견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행동을 보인다면 샤페이 열병을 의심해야 한다.
샤페이 열병 유전자를 지닌 개 중 5%는 아밀로이드증에 걸리기 더욱 쉽다. 아밀로이드증에 걸리면 식욕 감소, 체중 감량, 빈뇨, 심각한 구취,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 18개월 전후에 샤페이 열병이 발생하며 완전히 다 자란 성견도 해당 질병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샤페이 열병은 면역계에 유전적 결함이 있어서 면역 체계가 과도하게 작동한다면 샤페이 열병에 걸리기 쉽다.
또 돌연변이된 유전자가 신체에 염증을 유발한다. 이러한 돌연변이 유전자는 과도한 주름을 일으키며 히알루론산을 과다 생성한다. 히알루론산이 많으면 발열, 발적 및 붓기 등 염증 과정에 정상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 따라서 주름이 특히 많은 샤페이는 샤페이 열병에 걸리기 쉽다.
샤페이 열병에 걸린 개는 아밀로이드증 등 2차 합병증에 걸리기 쉽다. 아밀로이드증에 걸리면 인터류킨6 혈청 농도가 증가해 아밀로이드 단백질 생산이 촉진된다.
평소 샤페이의 건강 정보 등을 꼼꼼하게 기록해두었다가 수의사에게 전달한다. 수의사는 보통 면역 질환 검사와 진드기 매개 질환 검사를 병행한다.
혈액 검사 결과 백혈구 수와 간 효소가 증가했다면 샤페이 열병을 의심해야 한다. 추가 혈액 검사 결과 혈소판 증가, 단구증가증, 호중구증가증, 고 콜레스테롤 혈증, 고지혈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샤페이 열병에 걸린 샤페이는 거의 대부분 아밀로이드증에 걸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구강 궤양, 창백한 점막 및 탈수증이 나타날 수 있다.
샤페이 열병이 이미 진행됐다면 단백뇨를 보는 등 소변 내 단백질 함량이 높아지며, 혈액 및 체액에서 알부민 함략이 낮아진다. 또 초음파와 엑스레이로 간과 신장의 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
샤페이의 열을 내리려면 수의사의 진단을 받아 아스피린을 먹일 수 있다. 발열 예방 및 증상 완화를 위해 며칠 동안 아스피린을 투여하며 경과를 지켜본다.
열병이 진행됐다면 정맥 주사를 맞는다. 개가 고통을 느낀다면 항염증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극심한 고열로 인한 패혈증 등의 쇼크를 겪거나 괴사성 피부병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콜히친 또한 발열 빈도와 체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며 아밀로이드증을 예방하기 때문에 샤페이 열병 치료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