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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RST Jul 08. 2016

회사에서 행복하지 않은 나에게

< 이 길이 맞는지 잘 살고 있는지 늘 고민인 나에게 >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슴에 사직서를 품고 회사를 다닌다고 한다.

대학생 때, 선배들이 가끔 학교 근처에 와서 술을 함께 마실 기회가 생기면

되게 별로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계속 투덜투덜 죽는소리만 해대니까.

그리고 태생적으로 '넌 아직 안 겪어봐서 모르겠지만' 하는 식의 스탠스를 싫어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서 내가 회사원이 되고 나니, 

어른 혹은 형들이 해주었던 조언들이 항상 맞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회사에 대해서 내가 느끼는 감정은

그들이 그때 내게 해줬던 말들과 비슷하다.

오히려 더 가혹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많다. 내 인생 왜 이럴까 하고.



퇴사할까... 고민으로 시작했던 물음은 점점 어쩔 수 없는 선택지가 되어간다.

미생의 유명한 대사, '밖은 지옥이다'를 되새기며 하루하루 더 참아보려 하지만,

뭔가 근본적으로 틀린 것 같다, 지금 이 순간도 다 지나가리라 식으로 버티기만 해서는

전혀 적극적인 대응이 못된다는 생각이 든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다들 해봤을 것이다. 왜 죽고 싶어 질까를 생각해보면

뭔가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도 모를 정도로 모든 것이 어질러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컴퓨터 전원 끄듯이, 뭔가 그만두고 싶지만 당장 어찌할 방도가 없을 때,

사람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얼마 전 젊은 검사가 스트레스로 자살한 뉴스를 봤다.

분명 그 사람도 주위에 하소연했을 것이다. 나 너무 힘들다고.

그렇지만 한편으로 주위에서는 배부른 소리 하지 말라, 그래도 어떻게 검사 되었는데, 좀 만 참고 버텨보라,

그렇게 얘기했을 것이다.

어떤 댓글은 그런 식으로 말하더라. 검사도 되기 쉽지 않은데 너무 심약했던 것 아니냐고.

하지만 타인이 짊어지는 무게에 대해서 우리는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친구는 한참 내 하소연을 듣더니 죽지는 말라고 했다.

그래. 죽지는 않을 생각이다. (그런데 어떤 것부터 해야 할지, 할 수는 있을지는 모르겠어)

오래 버티는 것이 이기는 거다.라고 하는 어른들이 있었다.

나는 버티는 전략 이전에,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의미 있는 일인지, 내가 행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고

자신이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일을 선택하고, 먹는 음식을 선택하고.

결국 자기 책임이라는 것을.

한편으로 대충 살면 너무너무 머리 아프고 괴로워지는 한국에서의 터프한 삶이 억울하지만,

어떤 것들은 바뀌지 않는다. 받아들여야 할 뿐이다.



수많은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내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는 것을 느꼈다.

여자들에게 고민을 얘기하면, 그 여자에게 나의 남자로서의 매력이 감소하고,

남자들에게 고민을 얘기하면, 그 자신의 무게 자체로 이미 버겁다.

결국 내 무게는 혼자서 평생 지고 가야 하는 걸까?



최근에 본 책에서, 작가가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게 된 계기가 인상적이었다.

너무나도 무기력해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팔 굽혀 펴기를 딱 1번만 해보자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10번만 한다고 생각해도 귀찮고 버거워지지만, 딱 1번만 해보자 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훨씬 가볍고,

또 1번만 한다고 일단 엎드리면 10번 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패배감에 절어 회사를 오가기만 하는 나의 일상이지만,

뭔가 바꾸려 한다면 작은 도약 하나부터 하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정말 힘들 때 주위에 사람도 없을 때, 내 스스로의 친구가 되기 위해 이 글을 쓴다.

누군가 비슷한 고민을 한다면 너무 외로워하지 말라고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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