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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Dec 31. 2021

슬픔은 인간을 잡아먹지 못한다.

슬픔은 인간을 잡아먹지 못한다. 인간의 의지와 다른 마음들은 슬픔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슬픔은 그저 때를 기다린다. 그저 하나 둘 미끼를 던지고 인간이 제 아가리로 기어 들어오길 고요히 기다릴뿐이다.

그러다 인간이 슬픔의 아가리에 들어오는 순간 입을 굳게 다물어 버린다. 날카로운 이빨로 한번에 숨통을 조일 법도 한데 슬픔은 절대 그러지 않는다. 그저 인간이 슬픔을 덕지 덕지 붙이고  속에서 천천히 죽어가는 순간을 즐겁게 지켜보며 기다리다 포식의 순간을 누릴 생각 뿐이다. 그러다 어느날은 슬픔을 덕지 덕지 붙인 인간의 의지가 슬픔의 아가리를 열고 나가도 그저 그대로 둔다. 어차피 다른 인간이  그의 어둡고 깊은 아가리로, 뱃속으로 기어 들어올거니까. 슬픔은 그저 그곳에 있다. 인간이 제발로 기어들어오면 그저 입을 닫을 뿐이다. 천천히 입속에서 맛을 즐기다 조금씩 부식되고 잠식되도록 기다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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