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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방장 Nov 12. 2023

꾀꼬리

ep05. 추천 도서 <그저 양심이 없을 뿐입니다> 미사 스타우트 

인간관계에서 자기 자신부터 의심하는 분, 소시오패스나 심리학에 관심 있는 분에게 도서 <그저 양심이 없을 뿐입니다>를 추천한다. 소시오패스에 대해 배울 수 있다. 




흔치 않은 띠동갑 친구 꾀꼬리를 작년 9월 1일에 알게 되었다. 끼가 많고 춤을 잘 춘다. 몸을 생각하는 데로 움직이는 게 보여서 신기했다. 혼자 카페 스튜디오에서 춤을 추다가 스튜디오에 있는 CCTV와 눈빛을 마주친다. 그래, 끼는 숨길 수 없는 거야. 꾀꼬리는 말도 정말 잘한다. 의사 표현을 잘하는 것도 있지만 말하는 자체를 좋아하는 것 같다. 꾀꼬리는 악성 댓글에 상처받는다고 했다. 아파서 매일 울기도 한다고 했다. 우는 모습을 보여준 적은 없지만 항상 밝고 씩씩한 모습만 보여줬기에 그게 더 마음이 아팠다. 
처음 꾀꼬리를 만났을 때 사기꾼인 줄 알았다. 전~~ 혀 아픈 아이가 아니었기에. 재잘재잘하는 모습이 꼭 꾀꼬리를 닮았다. 카페 관련해서 아이디어들을 마구마구 쏟아냈고 그러다 카페서 만나게 되었으며 꾀꼬리는 반짝이는 별처럼 자신의 우주를 만들었다. 그런 꾀꼬리가 입원하게 되었다. 결국 꾀꼬리는 사기꾼이었다. 진짜로 아픈 아이여서. 

작년 9월부터 나의 기분은 꾀꼬리의 건강 상태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았다. 급성림프모구백혈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고 매일매일 힘들게 버텨내고 있지만 함께 만나는 날만큼은 고맙게도 전혀 아픈 기색 없이 밝고 에너지가 많았다. 

꾀꼬리의 요청으로 사진작가 한 분, 글 작가 두 분과 함께 다섯 명이 꾀꼬리를 중심으로 글을 쓰게 되었고 자그마한 크루까지 생기게 되었다. 토요일마다 카페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가깝게 지내면서 한 번도 꾀꼬리의 가족을 본 적이 없었다. 꾀꼬리와 함께하지 않을 때는 가족의 SNS로 실시간으로 꾀꼬리의 상황을 공유받았다. 
안타까운 상황을 주위 크리스천 친구에게 말한 적이 있다. 친구가 꾀꼬리를 위해 기도해 주기로 했다. 신실한 친구여서 기도빨이 센 것 같다. 우연한 기회로 혈액 병동에 꾀꼬리라는 친구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린 마음에 관심받고 싶어서 그랬다고 한다. 솔직한 얘기를 듣고 싶었지만, 끝끝내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이고 시한부를 3년 받았다고 말하는 그 아이에게 화가 나면서도 안타까웠다. 살면서 정답은 없으나 타인이나 본인에게 상처 주는 행동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조금 더 살아온 성인으로서 알려주고 싶었지만 잘 전달되지 않았다. 


소시오패스를 만난 대부분의 사람이 그런 것처럼 우리는 진실을 받아들이기보다는 먼저 사기를 당했던 우리 자신의 우매함을 생각할 뿐 사람에게 양심이 없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라운 일이라 선뜻 믿기지 않았다. 도서 <그저 양심이 없을 뿐입니다>를 보면서 이해되지 않았던 꾀꼬리의 언행이 생각났다. 그리고 앞으로 관계에 있어서 절대 자신의 느낌을 의심하지 말자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끝으로 <그저 양심이 없을 뿐입니다> 속 인상 깊은 글을 공유한다. 


여느 사람들과 달리 양심이라는 것으로는 절대 소시오패스를 막을 수 없으며 그들의 행동을 저지할 수 있는 건 오직 정체를 들키고 싶어 하지 않는 욕구라는 사실이다. 


효과 만점인 묘책은 바로 당신이 지루해지는 것이다. 
소시오패스가 양육권 분쟁을 벌이는 또 하나의 이유는 늘 참을 수 없을 만큼 지루하기 때문이다. 지루함이야말로 그들이 분쟁을 일으키는 가장 절실한 이유다. 그들은 지루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일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에서는 바로 당신이 재밋거리인 것이다. 소시오패스는 연약한 아이들을 이용해 당신을 당황시키고, 그에 반응해 당신이 화를 내거나 공포에 빠질 때마다 짜릿한 자극과 재미를 느낀다. 그리고 더욱 나쁜 일은 당신 덕분에 소시오패스는 자신의 힘과 통제력을 느끼면서 즐거워한다는 사실이다. 


소시오패스를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그녀는 진실을 받아들이기보다는 먼저 자신의 가치와 정신 상태부터 의심한다. 사람에게 양심이 없다는 사실이 그녀에겐 너무나 놀라운 일이라 선뜻 믿기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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