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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퐝메리 May 12. 2020

퇴사해도 괜찮아

후회없는 퇴사를 위해 체크해야 할 3가지



절대, 퇴사하지 마세요.



코로나 시국이 몰고 온 경기위축 때문인걸까. 몇년 전 욜로와 퇴사유행이 무색하게도, 요즘 곳곳에서 퇴사를 말리는 분위기다. 나 역시 무작정 퇴사 하는것은 반대한다. 하지만 상황이 이러하니 무조건 퇴사하지 말라고 말리고 싶지도 않다. 퇴사는 필요하다. 어차피 우리는 누구나, 한번쯤은 퇴사를 겪는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짤을 쓸 그날이 온다




나의 경험을 토대로 퇴사 전 체크하면 좋을 3가지를 정리해봤다. 나의 경험일뿐이니 정답은 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내게 퇴사고민을 말해온다면? 나는 아래와 같이 대답할 것이다.





01. 퇴사 전 필수 체크포인트 '포트폴리오가 있는가'


경력직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것은 포트폴리오 (혹은 경력증명서) 다. 학벌도 아니고, 전 직장의 간판도 아니다. (물론 그걸 보는 회사도 있기야 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무엇을 했느냐' 다. 그리고 이걸 증명할 수 있는게 바로 포트폴리오다. 


나의 경우는 2년 정도 포트폴리오를 준비했다. 2년 동안 매달렸다는 게 아니다.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겠다' 라고 결심한 이후 완성까지 2년이 걸렸다. 그도 그럴것이 처음에는 도대체 감이 잡히지 않았다. 포트폴리오는 디자이너들이나 있는거 아닌가? 도대체 마케팅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만드는건데?


정답같은 게 있을리 없었다. 카페에 앉아 멍때리면서 다음과 같은 정리의 과정을 거쳤다.


1) 입사 후 지금까지 한 일, 연간 기준으로 정리하기

2) 여태껏 한 일중에 내세우고싶은 업무키워드 5개 추리기

3) 키워드별로 업무를 묶어서 성과가 좋았던 일은 구체적으로 정리하기


이런 과정을 통해서 '매출증대 프로모션/브랜드채널 운영/인플루언서 협업/광고기획 및 매체분석/제휴이벤트' 라는 5개의 키워드가 나왔다. 그리고 각 키워드별로 가장 성과가 좋은 프로젝트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정리하다보니 2년이 걸렸다. 어느날은 주말내내 붙잡고 있기도 하고, 어느날은 아무것도 손대지도 못한채 지나갔다. 



02. 재직 중 일단 지원, 무조건 지원


포트폴리오가 올해 1월에 완성되었을 무렵, 나는 가볍게 입사지원을 시작했다. 아직 퇴사가 머릿속에 선명하지 않았지만 완성된 포트폴리오를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거칠게 말하자면 그거였다. '내가 과연 시장에 먹히는 인물인걸까?' 테스트를 하고 싶었다. 별 생각없이 지원했는데 몇 곳의 스타트업 / 대기업에 서류를 통과했다. 오, 이거 뭐지? 면접 보러오라는 연락을 5-6번쯤 받았을 때, 나는 언제라도 퇴사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03. 회사의 단점이, 모든 장점을 이길 때


포트폴리오와 적어도 1회 이상의 면접경험을 보유했다면 이제는 시간을 재는 일 뿐이다. 나도 처음엔 환승이직을 하려고 했다. 그러려니 연차쓰는데 눈치가 보였다. 그래도 환승이직을 놓지 못했다. 무엇보다 다니고 있던 회사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워라밸도 좋았고, 오래 다니다보니 사람들과도 친하고, 집도 가깝고, 업무도 재밌고, 성장에 대한 욕구 빼고는 모든것이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그리고 견딜 수 없는게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팀장이었다. 수년간 참고 참고 또 참고. 결국 견딜 수 없는것이 견딜 수 있는것보다 커졌을 때, 그렇게 나는 퇴사를 선택했다.



참참못 백수가 되어도 좋으니 이 꼴은 안보고싶다 라는 생각이 들ㄸ ㅐ 









사실 퇴사하고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서운하고, 억울하고, 후련하고. 후회한 적은 없느냐고? 물론 아니다. 사실은 마지막 순간까지 왜 팀장이 아니라 내가 퇴사해야 하는건지를 번민했다. 팀장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지금까지 그 회사를 다니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퇴사를 선택했고 이직을 하게되면서, 내게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


마음속에 늘 한번쯤은 일해보고싶다 라며 궁금해했던 스타트업. 이곳에 와서 나는 다양한 경력을 가진 사람들과, 데이터를 토대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며, 매일매일 성장하는 느낌으로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 그래서 누군가 퇴사를 고민한다면 '무조건 퇴사하지 마세요' 라고는 하지 않을것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놓아야 다른 것을 잡을 기회가 생긴다.


물론 시국은 하 수상하다. 코로나는 언제끝날지 모르고, 나 역시 취업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까지도 '아 괜히 퇴사했다' 라고 생각했을런지 모른다. 하지만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 어떻게 하면 불안하지 않을까만 쫓기엔 인생이 너무 소중하다. 리스크를 아무리 줄이려고 해도 우리 인생에 리스크는 제거되지 않는다. 그러니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어느 라디오에서는 이런 조언이 흘러나왔다. "어떻게 하면 덜 불안할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할지를 생각하세요." 이 말이 맞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 그러니까, 퇴사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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