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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퐝메리 Jun 05. 2020

트레바리 해보니까 어때?

나의 주관적인 트레바리 후기



3만 6천명이 선택한 트레바리!


인스타에 들어갔다가 트레바리 회원 모집 광고를 봤다. 그 광고를 보니 또 나의 트레바리 경험이 떠올랐다. 그래서 생각난김에 썰을 한번 풀어보려고 한다. 아, 그러니까... 트레바리 독서모임이 어떤거냐면 말이지.


* 내가 경험한 것은 몇년 전이다. 그래서 그동안 과정이 바뀌었을런지는 모르겠다. 



모임은 3시간, 내가 말할기회는 딱 한번


트레바리는 첫 모임부터 놀랄 노자였다. 그도 그럴것이... 사람이 너무 많았다. 그 때 당시 우리 모임은 약 30명 가까이 됐는데 의자만 덩그러니 있는 모임장소에서 첫 만남이라니, 어색하기 그지 없었다. 나는 당연히 테이블이라도 있고 삼삼오오 그룹을 지어서 앉을 줄 알았는데


사람이 많으니까 말할 기회가 현저히 적었다. 다 큰 성인씩이나 되서, 십수만원의 돈을 내고 모였는데, 남의 말할 기회를 뺏을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나는 기다렸고, 남들의 말할 기회를 충분히 배려하고 남는 시간에 말을 꺼냈다. 그러다보니 3시간 모임에 내가 말할 기회는 1-2번 남짓이었다. 활발한 토론을 기대했는데... 처음부터 트레바리는 그런 나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왜 자꾸 사람이 늘어?


그렇게 어색하게 첫만남을 보내고, 다음 만남부터는 그래도 좀 낫겠지... 했는데 나의 착각이었다. 한달만에 나간 두번째 만남. 놀랍게도 또! 새로운 사람이 있었다. 놀러오기라나 뭐라나. 다른 클럽에서 하루정도 놀러오는걸 말하는데 우리 모임에도 그 놀러온 멤버가 있었다. 그리고 아직까지 어색한 사람들 사이에서 여러 클럽을 다녀봤다는 그 사람만 물만난 고기처럼 떠들었다. 나는 첫번째 모임보다 더 이야기할 기회를 잃었다. 하, 저기요. 저도 말 좀 하면 안될까요?


트레바리에 올 자, 인싸가 되리라


정기모임은 한달에 한번이지만 단톡방은 수시로 울렸다. 소위 말하는 번개였다. 하지만 난 서울에 살지 않았고 직장도 서울이 아니었다. 서울에 살거나 서울이 직장인 사람들은 수시로 모여서 볼링을 치고, 와인을 마시고, 한강을 갔다. 그리고 다음 모임이 되면 그들과 나의 친밀도는... 같은 클럽의 사람이라고 부르기가 무색할 지경이었다.


그래도 4번을 다 나갔다. (아니 한번은 빠졌던거 같다) 일단 돈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었고, 책을 완독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렇지만 내가 기대한 사람들과의 '독서토론'은 없었다. 30명 가까이의 클럽원, 매월 늘어나는 놀러오기 멤버, 수시로 이어지는 그들만의 벙개, 그곳에서 나는 전혀 소속감을 느끼지 못했다. 아니 이게 뭐야, 독서 모임이래매.


물론 이건 나의 경험일 뿐이다. 트레바리가 이렇게 크고 수많은 사람들이 왔다 가는데는 분명 그 이유가 있으리라. 하지만 독서모임은 10명도 많다. 겪어보니 그렇다. 같은 책을 읽고 나의 생각을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또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싶었다. 그렇지만 내 의견은 말할 수 없었고 너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흡수하는 것이 힘에 부쳤다. 


그렇게 =_= 상태가 되어 트레바리를 마쳤다. 좋은 경험이라기 보단, 힘겨운 경험이었다. 인맥을 형성하고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것에 부담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모르겠다. 어색한 첫 만남, 다시 적응이 필요한 새로운 사람, 번개에 참여하지 못하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소외감, 그저 그랬다. 누구를 위한 모임인가.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독서' 모임을 바랬는데... 어쩐지 남은건 독서'모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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