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Fantasma

Fantasma 구십 여덟 번째 이야기, 화

by 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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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는 순간은 무수히 많지만 제일 견디기 힘든 순간은 나 혼자만 너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속상함은 화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나의 머릿속에 번졌지만, 나는 한 번도 너에게 화를 낸 적이 없었다. 도리어 너는 나에게 자주 화를 냈었는데, 나는 왜 어째서 너에게 화를 내지 못했을까. 그건 화를 내는 순간 네가 나에게서 멀어지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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