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ma 구십 아홉 번째 이야기, 버스
어딘가로 떠난다는 일은 설렘을 동반한다. 그게 비록 지루한 장시간의 장거리 버스여행이라 하더라도. 오늘도 그렇다. 미리 예매해둔 버스표를 보며 나는 오전 일찍 떠날 생각에 두근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잠못든다. 버스에 몸을 싣고, 빠른 속도로 바뀌는 창밖 풍경을 보며 이어폰 사이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떠날 때는 이렇게나 신나는데, 돌아오는 길은 아쉬움이 가득해서 그런지 우울감에 젖어든다. 그 장소, 그리고 너에 대한 만남의 여운때문이겠지. 매번 반복되곤 하는 순차적인 감정을 그래도 떨쳐내고 싶진 않다. 지역과 지역을 관통하는 그 버스 안에서 나는 짧은 꿈의 여행자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