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ma 123번째 이야기, 교토
청수사로 향하던 버스 안에서 갑작스레 내리자는 말에, 반짝이는 교토의 거리 위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예정에는 없던 하차였지만 마냥 좋았다. 여행의 묘미란 즉흥에 있으니까. 나란히 교토의 거리를 거니는 그 순간, 말로 표현하기 힘든 자유로움이 들었다. 일상에서는 쉽사리 틀에서 벗어나기가 힘들기에 이처럼 작은 일탈이 더 짜릿하게 느껴졌다. 왁자지껄한 소음도, 엉뚱한 경로를 알려주던 지도마저도 그저 즐거웠다. 차가울 줄만 알았던 교토의 거리가 목련 꽃잎처럼 부드럽게 발끝에 다가오는 순간, 비로소 나는 행복감에 겨운 숨을 뱉어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