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Fantasma

Fantasma 158번째 이야기, 발

by 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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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염없이 발만 내려다보았다. 항상 당신과 같이 있는 시간은 내겐 곤욕이었다. 가장 가까운 존재라는 이름하에 당신이 내게 주었던 수많은 중압감들이 지금도 나를 짓누르고 있어, 나는 물끄러미 발만 바라본다. 당신 본인은 생일, 그리고 여러 이름 붙은 날들을 챙김 받길 원하면서 정작 내가 언제 태어났는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나는 당신과 관련된 모든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처음부터 당신의 모든 게 스트레스로 작용하진 않았을 텐데. 분명 좋았던 기억도 있었을 텐데, 어쩌다 당신은 내게 이런 존재가 되어버렸을까. 그리고 난 왜 오늘도 당신 앞에 서서 발만 내려다볼 수밖에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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