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원이 사랑한 도시 - 부산 (4)
인디고 서원에서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를 구입했다.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는 일본군 위안부 길원옥 할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만들어진 증언 소설이다. 증언 소설이라 그런지 그 어떤 책 보다 슬프고, 아팠다. 13살이라는 너무도 어린 나이에 위안부로 끌려간 할머니의 삶은 90세인 지금도 그때의 기억에 머물러있다.
「열세 살 나를 가지고 놀던 군인은 몇 살이었을까. 문구점에서 산 병아리를 가지고 놀듯 나를.」
이 대목에서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어린 소녀가 감당하기엔 끔찍한 순간들. 할머니는 군인들이 몸에 새긴 흔적은 주름으로도 지워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는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삶을 버텨낸다. 군인들이 천사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할머니의 그 마음을 어느 누가 알 수 있을까.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한 분이라도 더 생존해 계실 때 사과를 받고, 그분들이 남은 생을 무겁지 않게 살아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