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ma 서른다섯 번째 이야기, 핸드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배민희라는 이름을 접하게 된 순간, 핸드볼과 나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별처럼 빛나는 그를 응원하면서 또 다른 이름이 내 눈에 들어왔다. 너무 빨라서 페라리라는 별명까지 얻은 이은비였다. 그리고 지금 내 눈에 팀으로써 가장 크게 들어와있는 이름은 광주 도시공사다. 그 외에도 눈에 들어와있는 이름은 무수히 많지만, 이 모든 시작은 배민희라는 이름 석 자에서 출발되었기에 제일 아련하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핸드볼에 얽힌 기억이 참 많다. 런던 올림픽 무렵 매일 경기장 한켠에서 쪽잠을 자며 경기를 응원하기도 했고, 매일 새벽같이 경기가 있는 도시로 출발해 땅거미가 짙게 깔린 자정 무렵에 집으로 돌아오기도 했으며, 경기에 지면 분하고 속상해서 자동으로 눈물부터 나기도 했었다. 나는 경기를 보면서 승부욕을 제대로 느꼈던 거 같다. 경기 날에는 오히려 선수보다 내가 더 긴장을 해서 배고픔도 잘 안 느껴질 정도였으니. 처음의 나는 조용히 경기만 관람하고 가던 팬이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열렬히 목소리를 바치고 있었다. 경기장으로의 첫 발걸음을 배민희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면 본격적인 응원의 발걸음을 떼게 한 건 이은비였다. 그리고 팀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 건 광주 도시공사이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그들이 나의 활력소로 남아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