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저녁의 시간, 노을공원

내가 사랑한 영화관 - 목포 (3)

by 석류

7년 만에 대학 동기와 만났다. 전혀 예상치 못한 만남이었다. 인터뷰를 위해 목포에 간다는 글을 SNS에 남겼고, 그 글을 본 동기가 목포에 산다며 먼저 연락을 해왔으니까. 그렇게 우리의 만남은 성사되었고, 가고 싶은 곳이 있냐는 물음에 노을공원에 가고 싶다고 대답했다. 해가 길어진 여름 저녁의 노을을 꼭 보고 싶었다.



IMG_1812.JPG 노을공원에서 바라보는 노을의 빛깔.


인터뷰를 마치고, 동기와 만나 노을공원으로 향했다. 주말이어서 그런지 노을공원에는 가족 단위의 산책객들이 많았다. 야외 공연 같은 것도 진행하고 있었는데, 그런 것에 큰 흥미는 없었던지라 잠시 걷다가 노을이 잘 보이는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바다로 떨어지는 노을빛은 눈이 부시게 반짝였다. 그 반짝임을 사이에 놓고 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만나지 못한 시간의 간극만큼, 동기와 나는 나이를 먹었고 많은 일들이 각자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었다. 이야기를 풀어놓는 동기의 옆모습에는 고단함이 묻어나 있었다. 무엇이 이리도 그를 고단하게 했을까 싶어서 울컥함이 올라왔다. 그 사이 바다는 더 붉게 물들고 있었고, 절경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황홀한 빛들이 우리의 주변을 둘러쌌다.



IMG_1816.JPG 노을을 보며 인생이란 무엇인지 생각했다.


인생도 노을과 비슷하다. 때로는 사무칠 정도로 속이 쓰리고 아픈 순간들이 존재하지만, 맑고 쾌청한 날은 아름다운 빛깔로 물드니까. 나는 동기가 조금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함께 앉아 보았던 아름다운 노을처럼, 다음에 만나게 될 때는 고단한 옆모습이 아닌 행복한 옆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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