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라운지MM에서 본 영화

내가 사랑한 영화관 - 목포 (4)

by 석류

파도를 걷는 소년.jpg 제주 바다가 아름답게 담긴 영화, <파도를 걷는 소년>.


시네마라운지MM에서 <파도를 걷는 소년>을 관람했다. <파도를 걷는 소년>은 제주에서 외국인 불법 취업 브로커 일을 하는 이주노동자 2세 김수가 폭력 전과로 출소 후에 사회봉사로 해안청소를 하면서 서퍼들의 모습을 보게 되고, 서핑에 빠지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아름답게 펼쳐진 제주 바다와 파도를 바라보는 공허한 김수의 눈빛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다들 취미로 서핑을 하지만, 가난한 김수에게는 그 취미생활을 할 돈이 없다. 그래서일까. 버려진 보드를 주워, 부서진 부분에 스티로폼을 청테이프로 꽁꽁 이어 붙여 파도를 맞으러 나가는 장면들을 보며 마음이 아렸다. 소년에게 있어 서핑은 대체 무슨 의미 일까. 어쩌면 서핑은 그에게 있어서 융화가 될 수 있는 하나의 도구는 아닐까. 파도를 타기 전에는 섬처럼 고독한 생활을 하지만, 파도를 타게 됨으로써 소년은 자신과는 동떨어진 듯 보였던 이들과 조금씩 섞이기 시작하니까.



이 작품을 보며 내가 사랑하는 아름다운 섬에서 누군가는 힘들게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간다는 사실을 마주하자 마음 한편이 묵직해졌다. 나 또한 그 섬에서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기에, 김수를 보며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김수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바다는 유일한 탈출구이자 고단한 삶을 버티게 해주는 힘이다. 비록 나는 파도를 걷지도 못했지만, 김수만큼은 걸을 수 있길 바란다. 파도를 타고 더 멀리, 더 높이 이 소년이 세상을 향해 자신의 존재를 소리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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