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ma 서른아홉 번째 이야기, 길
내가 쓰는 글의 아이디어는 길을 걸으며 떠오른 것들이 많았다. 길을 걷다 보면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리를 비집고 들어왔다. 나는 그 파편적인 생각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그때마다 멈춰 서서 휴대폰을 꺼내어 짤막하게 메모를 했고, 그 생각들이 연결되지 않을 때는 다시금 걷기를 반복했다. 내게 길은 단순히 걷는다는 의미보다는 기억의 저장소에 발자국을 내딛는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걷는다. 걷다 걷다 보면 생각의 끝에도 다다르겠지라고 중얼거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