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ma 마흔 두 번째 이야기, 유령
처음 유령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때가 떠오른다. 르코님과 나는 같은 대학 선후배 사이였다. 평소에 선배의 그림 스타일을 눈여겨보고 있었던 나는 언제 한 번 꼭 같이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마음속으로 항상 생각했었다. 여름의 햇살이 부서지는 어느 날이었다. 나는 용기를 내어 같이 작업을 하자고 말을 건넸고 선배는 흔쾌히 오케이를 외쳐주었다. 그때 선배가 오케이를 외쳐주지 않았더라면 유령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나는 흘러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유령은 시작되었다. 매주 함께 작업을 하며 우리의 우정이 더 돈독 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참 좋았다. 쌓여가는 작업 물도 기뻤고. 하루키에게 안자이 미즈마루가 있듯 우리도 그런 사이로 계속 걸어나가게 되길 바라고 있다. 나는 글을 쓰고, 선배는 그림을 그리면서 서로에게 시너지를 불어넣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