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편의점에 있습니다 - 제28화
오랜 시간 편의점에서 일해오며 많은 책들을 읽어왔는데,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책이 있다. 무라타 사야카의 소설 <편의점 인간>이다. 무라타 사야카는 편의점에서 일을 하며 이 소설을 써냈다. 진작에 데뷔를 했지만, 오랜 세월 편의점에서 매주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무라타 사야카는 자신의 경험을 소설로 녹여내 <편의점 인간>을 썼다.
이 소설로 무라타 사야카는 2016년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는데, 흥미롭게도 시상식 당일날도 편의점에서 일을 하다가 수상을 위해 시상식에 갔다. 나 또한 편의점에서 일을 마치고, 북토크 행사를 갔던 적이 있는지라 사야카의 일화에서 알게 모르게 동질감이 느껴졌다.
<편의점 인간> 속 주인공 게이코는 대학 졸업 후 변변한 일자리 없이 18년째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나간다. 18년이라는 시간 동안 아르바이트생은 계속 바뀌고, 점장도 여러 번 바뀌어 여덟 번째 점장과 일을 한다. 변하지 않은 건 물리적 위치의 매장과 게이코 본인뿐이다. 손님들은 물건을 사기 위해 잠시 스치듯 머무를 뿐이고, 근무자들도 편의점을 자신의 커리어의 종착역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마찬가지다. 정상적인 형태의 노동이 아닌 일용직에 가까운 노동으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치부한다. 나 역시도, 주변에서 그런 시선을 많이 받아 왔기에 남일 같지가 않았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지만, 일본도 우리나라도 편의점 아르바이트에 대한 시각은 비슷하다는 사실이 너무 쓰리게 다가왔다. 언제쯤 모든 노동은 고귀하다는 말이 말 뿐인 게 아닌 현실이 될까. 세상에 미천한 노동은 없다. 그러므로 모든 노동이 그 자체로 존중받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