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 손님

오늘도 편의점에 있습니다 - 제31화

by 석류


종종 500원 손님이 온다. 500원 손님이 대체 뭔가 싶을 거다. 500원 손님은 말 그대로 500원만 돈을 가지고 와서 물건을 고른다. 고르는 것 까진 좋다. 그러나 그 후가 문제다.



한참 동안 매장을 돌면서 고심하며 물건을 고르는 500원 손님은 고른 물건을 카운터로 가져와 가격에 상관없이 500원만 내밀고, 나머지는 나에게 돈을 보태달라고 말한다. 생판 모르는 남에게 돈을 보태달라니? 당연히 나는 거절했다.



돈이 없으면 물건을 사지 않는 게 맞지 않는가. 그러나 500원 손님은 상대방이 돈을 보태줄 거라는 믿음이 있는 건지, 항상 돈을 보태달라고 떼를 쓴다. 그때마다 나는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그건 힘들다고 안 된다고 말하는데 끈질기게 500원 손님은 계속 돈을 보태주기를 한참 종용하다가 여러 번의 거절을 맞고서 그제야 자신이 가지고 온 500원을 챙겨 매장 밖으로 나간다.



물건의 가격에 비해 가진 금액이 적어서 계산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500원 손님처럼 항상 500원만 가져와 아르바이트생에게 나머지 금액을 치러달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정말 세상은 요지경이다. 아, 오늘은 500원 손님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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