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편의점에 있습니다 - 제39화
세상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걸 실감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키오스크’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드문드문 보이던 키오스크는 어느새 일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기계로 자리 잡았다. 이제 꽤 많은 가게들에서 키오스크를 볼 수 있고, 셀프로 계산을 하는 시스템도 어색하지 않은 일이 되었다. 물론, 나이가 많으신 어르신들에게는 키오스크의 시스템이 한없이 어렵기만 하지만.
편의점도 그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무인 편의점이 속속들이 생겨나고 있다. 무인 편의점은 주로 야간에만 이루어지는데, 야간 근무자를 구하기 어렵거나 인건비를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시행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주간에는 점주나 아르바이트생들이 가게를 지키고, 야간에는 무인 체제로 운영을 돌린다.
무인 편의점은 입구에 설치된 출입인증 장치에 신용/체크카드를 넣거나 휴대폰에 설치되어있는 페이 시스템을 통해 인증을 받고 난 후에 입장이 가능하다. 인증이 완료되면 자동으로 출입문이 열린다. 처음에 무인 편의점에 들렀을 때 카운터에 사람이 없는 게 너무 낯설게 느껴졌는데, 여러 차례 이용을 해보다 보니 생각보다 편리한 시스템이구나 싶었다. 한 가지 함정이 있다면, 성인인증이 필요한 주류나 담배류 같은 물품은 무인 편의점에서는 구매할 수 없다는 것이지만. 해당 상품들을 구매하려면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사야 한다.
물건을 고르고 카운터에 설치된 셀프 계산대에서 바코드를 스캔한 후 해당 금액을 지불하고 나면 계산은 끝난다. 나는 매일 바코드를 찍는 사람이라, 바코드를 찍음에 있어서 어려움은 없었지만 셀프 계산이 익숙지 않은 이들에게는 결코 쉽지만은 않은 시스템일 테다. 특히나 키오스크를 잘 사용할 줄 모르는 어르신들은 입장 절차부터 큰 난관에 봉착할 것인데, 셀프 계산을 무사히 해낼 수 있을까.
아무도 없는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를 홀로 계산하고 가방에 넣으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사람의 영역이 조금은 천천히 줄어들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었다. 홀로 거리에서 빛을 발산하고 있는 무인 편의점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싱숭생숭해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