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편의점에 있습니다 - 제45화
한동안 비가 오지 않아서 일까. 부쩍 거미줄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느낌이다. 빗자루를 가지고 매장 밖과 매장 안의 모서리를 향해 휘휘 내저었다. 빗자루 끝에 거미줄이 까맣게 뭉쳐 엉키고, 갈 곳 없는 거미들은 바닥으로 떨어진다. 나는 멀리, 저 멀리 거미들을 날려 보내고 빗자루 끝에 잔뜩 묻은 거미줄을 떼어낸다.
분명히 퇴근 전에 거미줄을 다 없애고 집에 가는데도, 다음 날 돌아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그 자리에 거미줄은 생성되어 있다. 거미들은 참 부지런하다. 어떻게든 살기 위해 버둥거리며 다시 새로운 줄을 단시간에 만들어내는 걸 보면.
문득 거미줄을 걷어내다 거미와 내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살기 위해 매일을 발버둥 치고, 나만의 거미줄을 만든다. 속절없이 걷어져도 다시 또 거미줄을 만드는 거미와 나. 내일도 거미는 생존을 위해 새로운 줄을 만들 것이고, 누군가는 그것을 유심히 지켜보고 걷어내겠지. 거미줄을 걷어내는 사람이 나라는 사실이 한없이 쓰리지만, 어쩔 수 없다. 거미에게는 거미줄을 만드는 게 일이고, 나에게는 거미줄을 걷어내는 게 주어진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