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편의점에 있습니다 - 제46화
하루에도 몇 번씩 오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있다. 그 어르신들이 오면 나는 기계라도 된 듯 같은 말을 되풀이해야 한다. 알츠하이머 증상이 있기에 뒤돌아서면 방금 전의 상황을 까먹기 때문이다. 같은 말을 반복하는 일은 나의 관점으로는 정말 피로한 일이지만, 매 순간 어르신들에게는 새로운 상황 일 거라는 게 아이러니다.
매일 같은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삶을 산다는 건 대체 어떤 느낌일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러시아 인형처럼>의 주인공 나디아는 매일 똑같은 하루를 산다. 어떤 형태로 하루를 마감해도, 눈을 뜨면 다시 또 같은 상황이 놓여 있다. 그나마 나디아는 자신이 같은 하루를 산다는 인지라도 하지만, 어르신들은 그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한다.
나는 어르신들을 보며 아직 다가오지 않은 먼 훗날의 미래를 생각해본다. 나의 하루가 이렇게 매일 똑같은 모습으로 되풀이된다면. 심지어 그 사실을 내가 깨닫지 못하고 새로운 하루라고 생각한다면 너무 슬플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알츠하이머에 대한 연구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고,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약물을 확인했다는 기사가 얼마 전 나왔다. 상용화가 되려면 시간이 더 많이 걸리겠지만, 최대한 빨리 치료제가 나와서 많은 이들이 하루라도 같은 날들을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