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ma 오십 네 번째 이야기, 조성진
힘들었던 어느 계절, 나를 위로해준 건 다름 아닌 조성진의 연주였다. 조성진의 맑은 연주를 들으며 나는 지쳐있던 심신을 달랬다. 그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차분해지는 느낌 속에서 사각사각 글을 써 내려가기도 하고, 잡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마치 블랙홀 같았다. 한 번도 안 들은 사람은 있을 수 있어도, 한 번만 듣고는 넘길 수 없는 그런 중독성이 그의 연주 전반에 깔려있었다. 길고 긴 불면의 밤들을 나는 그의 연주를 들으며 버텨냈고 이겨냈다. 지금도 틈만 나면 그의 연주를 찾아 듣고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가 치는 피아노 선율은 내게 큰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분 좋은 확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