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Fantasma

전혜린

Fantasma 육십 두 번째 이야기, 전혜린

by 석류
수필의 재미를 나는 전혜린, 그녀의 글을 읽으며 처음 깨달았다. 공교롭게도 나는 이사를 다닐 때마다 그녀의 수필집을 자주 분실했고, 그때마다 주변의 서점을 뒤져서 다시 그녀의 책을 샀다. 그녀의 글들은 언제나 나의 정신을 독일로 데려다 놓았다. 그녀와 함께 슈바빙 거리를 거니는 환상에 이따금씩 사로잡히던 순간, 더 이상 독일은 내게 전혀 먼 나라가 아니었다. 그 언젠가 그녀의 흔적을 좇아 그녀가 자주 갔다던 학림다방에 간 적이 있었다. 학림다방에 앉아 그녀와 함께 커피를 마시는 상상을 했을 때 벅차오르던 마음은 이루 표현할 길이 없다. 그녀는 알고 있을까. 본인의 글이 시대를 초월해 누군가의 마음속에 열광의 불씨를 지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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