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ma 칠십 세 번째 이야기, 아키 카우리스마키
힘들고 지쳐있던 순간, 운명처럼 나는 아키 카우리스마키와 만났다. 정확히 말하면 그의 영화와 만난 거지만. 그와 처음 만난 작품은 <보헤미안의 삶>이었다. 그 작품을 통해 나는 아키 카우리스마키식 유머에 매력을 느꼈고, 그 후로 그의 작품들을 보러 열심히 테크를 들락거렸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나는 매력 그 이상으로 그의 유머에 중독되어있었다. 그의 유머는 가볍지 않게, 그러나 너무 무겁지도 않게 파고들어 지친 내입가에 미소를 그려 넣었다. 마지막으로 그의 작품을 본 게 벌써 4년이 넘었다. 그의 신작이 보고 싶다. 왕성하게 활동하던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그가 얘기했던 항구 3부작 중 이제 겨우 첫 작품인 <르 아브르>만 나왔을 뿐이니 두 번째도 나올 때다. 얼른 그의 새 작품을 보며 위로받고 싶다. 언제나 내게 큰 힘으로 다가왔던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영화들. 오늘 밤, 오랜만에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시리즈’를 들춰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