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Fantasma

Fantasma 팔십 여덟 번째 이야기, 달

by 석류


도시의 불빛은 달처럼 밝다. 집으로 걸어가던 어느 날, 달처럼 둥글게 매달려있던 가로등 불빛을 보며 두 개의 달이 떠있는 착각에 빠졌다. 왜 별은 무수히도 많은데 달은 하나뿐일까. 너무 빛나기 때문일까. 하늘 아래 태양이 둘 일수는 없듯이. 달도, 별도, 태양도 서로 유기적으로 돌아가는데, 어째서 나는 그렇지 않은 걸까. 머리로는 너를 떨쳐냈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은 너를 품고 있는 이유는 뭘까. 내 마음은 달의 모양을 닮았다. 때로는 반달처럼, 때로는 꽉 찬 보름달처럼. 그렇게 모양은 변화하지만 변하지 않는 하나는 있다. 너를 향한 감정들은 변하지 않고 달처럼 내 하늘에 떠있다. 아주 오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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