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온전하게 바라보는 문장 훈련 1

문장력 강화 - 레오모드 언어 (동사편)

by 판타

문득 문장력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간결하고 짧은 문장을 주로 사용하는 편인데, 이게 어떨 때는 반찬 없이 맨밥만 퍼먹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고민하다 문장력 강화에 대한 이론을 설명한 유튜브 영상을 하나 보게되었는데,

진지우기 님의 '단순한 문장만 쓰다 지쳐버렸다면?'이라는 영상이었다.


이 영상에서는 이론 물리학자이자 철학자인 데이비드 봄이 제안한 '레오모드 언어(Rheomode)'를 소개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Rheo'는 flow, 즉 흐름, 과정을 의미한다.

즉, 레오모드 언어는 흐름 중심의 언어를 사용하면 조금 더 세상을 유기적으로 반영한 문장을 쓸 수 있게 되는 언어라고 한다.


이 레오모드 언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동사 중심으로 사건이나 상태를 동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다음은 오늘 하루 레오모드 언어를 연습한 문장이다.


1) 오늘 손님 수가 적었다.

-> 오늘 손님이 드문드문 들렀다. 지연대 사이로 고요가 잔물결처럼 번져 갔다.


정적인 정보를 동적 장면으로 확장하고, 추상 명사(수)를 걷어내고 동사, 공간 이미지를 전면에 세워 흐름을 또렷하게 바꾼다.


체크리스트)

명사 대신 행동, 변화를 먼저 떠올리기.

추상어에는 진행형 동사 붙이기.


2) 나는 혼자 식사를 했다.

-> 내가 식사를 하는 동안 고독이 함께 해주었다.


조금 더 다듬는다면?

진행형의 동사와 공간/시간의 흐름을 밀어넣을 수도 있다.

-> 식탁에 앉아 숟가락을 들 때마다, 고독이 내 맞은편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시간, 공간의 흐름 강조)

-> 국을 떠먹는 내내, 고독은 묵묵히 내 옆자리를 지켜주었다. (감정의 섬세한 흐름 강조)


3) 나는 핸드폰으로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 내 손가락이 닿은 핸드폰은, 남편과 나를 연결시켰다.


감각과 연결을 확장한다면?

-> 손 끝이 핸드폰 액정 위를 스치자, 멀리 있는 남편의 숨결이 가까워졌다.

시간과 공간의 흐름을 강조한다면?

-> 화면을 누르는 순간, 남편의 목소리가 시간과 거리를 건너와 내 안에 도달했다.


4) 나는 정수기에서 컵에 물을 받았다.

-> 내가 정수기 앞에 도달했을 때, 그는 내가 내민 컵에 시원한 물을 기꺼이 내주었다.


흐름 중심으로 바꾼다면?

-> 컵이 정수기 입구 아래 머물자, 물줄기가 부드럽게 내려와 그를 채우기 시작했다.

의도 + 응답 구조로

-> 내가 목마름을 안고 다가서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 물을 흘려보냈다.

감각 강화

-> 손 끝에 컵이 닿는 순간 그의 가슴팍에서 물소리가 흘러내렸다.


레오모드 언어를 사용하니 문장은 평소 내가 쓰던 것보다 길어졌지만, 다른 각도로 세상을 보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다음 게시물에서는 다른 방식의 레오모드 언어를 적용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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