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ar away from Feb 5. 2021
내 몸은 나의 것이다
내 의지대로 움직이고
나의 통제를 받으며
가꾸는 대로 자라 간다
나의 정신도 나의 것이다
내가 의지하는 대로. 상상하는 대로
몸과 마음을 움직여
나만의 정신세계를 키워갈 수 있다
하지만
나의 몸은 내 것이 아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생성되었고
성장하던 몸은 언젠가는 기능이 정지되고 소멸할 것이기에
내 것이라기엔 빌린 것이란 표현이 맞을 것이다
나의 정신도 내 것이 아니다
각자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소멸 후의 종적을 알 길이 없기에
강한 의지도 신념도 결국엔 무로 돌아간다
결국
나의 몸과 마음은 누구의 것일까?
수많은 날을 믿음과 두려움으로 움직이고. 실행하고.
때론 반복된 것으로 때론 새로운 것들로 하루를 채워가며
수많은 것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나는 무엇일까?
내가 지나갔던 길
매일 봐오던 하늘. 바다. 나무..
나 없는 곳에서 또 누구의 발자국과 생각의 덩어리들로 벗하며 살아갈 텐데..
제 계절을 찾지 못해 늦겨울에 핀 코스모스..
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