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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r away from Jul 08. 2022

청개구리

카페 안 창가에 청개구리

어떻게 들어왔을까?


작고 푸른 촉촉한 작은 개구리

절대 열리지 않을 고정창을 향해 팔딱팔딱


물수건 봉지에 조심스럽게 담아 바깥 풀 위에 놓아준다

잘 살 수 있을까?


얼마 전 직박구리 새끼가 생각난다

둥지에서 떨어졌는지 도로 경계석 위를 깡충거리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차바퀴에 깔린 모습으로 생명을 다했던 그 아이


모든 다른 존재들이라도 ‘생명’이란 본질로서 생각이 통해있다

굳이 소통하지 않아도 존재라는 의미로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것들


청개구리를 놓아주고 돌아서니

어딘가에 갇혀 뱅뱅 돌고 있는 나비와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경계심 가득한 길고양이와

바지런히 지렁이를 물어 날리는 어미새가 보인다


수많은 생명의 별무리 속에 속해 있는 나

우리 은하에 속한 생명일까? 안드로메다 은하에 속한 생명일까?


괴롭고 힘들지라도 어쩌면 다음 생애에는

더 많은 존재와 삶과 죽음 같은 본질적 문제들에 대해 더 많이 소통할 수 있는 존재로 태어났으면 좋겠다


지레짐작이 아닌

청개구리가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이곳에 왔는지 물어볼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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