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나의 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ar away from Apr 26. 2023

옥상

그저 텅 빈 공간이었다

그리 넓지도 않은 그 공간에서

있지도 않은 고양이도 보이고, 커다란 비행기도 보였다


가끔씩 바람이 불었다

누군가 깔끔히 청소해 놓은 것 같은 바닥에

작은 돌들이 굴려 다녔다


내 마음과 같았다

차고 비우고 정리하고 덜어내지만

복잡하지 않아 보이는 그 공간에서 무언가 굴러다니며 텅텅 소리를 내고 있다


하늘을 보았다

언듯 보면 같은 색의 배경인 것 같은 그곳엔

구름과 바람 햇볕 같은 것들이 끊임없이 다른 모습과 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많은 의지와 의도를 가진 것들과

과학적인 현상들이 뒤섞여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졸린 눈을 껌뻑거리는

고양이와 비행기 같은 것들이 보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올해의 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