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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시

가을바람과 풀벌레

by Far away from

푸른 풀들 사이에

낙엽이 듬성듬성 쌓인 곳에

바람이 분다


사각사각 낙엽 소리와

젖은 풀들 사이로 바람이 부는 소리는

자주 들어보지 못한 소리인 듯

계속 고개 돌려 보게 된다


낯선 이가 지나가는 듯

반가운 손님이 다가오는 듯

낯선 기척 소리 사이로

풀벌레가 찌르르 울어댄다


너였니?

내게 반가운 손님이..


오고 감도 알 길이 없고

나 오고 감을 알릴 길도 없는

소리로 만난 친구가

찌르르 찌르르 내게 다가온다


바람소리와 풀벌레 소리..

바삐 흘러가는 것들 사이에

내 바쁜 인생의 틈 속에

느리게 잠깐 스며들어 균열을 만드는 그것들에

난 비로소 잠시 멈춰 주위를 둘러본다


사라질 것을 알지만

현재 존재하는 그것들에


사라질 것을 알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내가 더해져


인생이 된다


하나의 인생이 지나고

또 하나의 인생이 지나가고

강물처럼

바람처럼


가을바람에

풀벌레 소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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