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ar away from Oct 8. 2023
푸른 풀들 사이에
낙엽이 듬성듬성 쌓인 곳에
바람이 분다
사각사각 낙엽 소리와
젖은 풀들 사이로 바람이 부는 소리는
자주 들어보지 못한 소리인 듯
계속 고개 돌려 보게 된다
낯선 이가 지나가는 듯
반가운 손님이 다가오는 듯
낯선 기척 소리 사이로
풀벌레가 찌르르 울어댄다
너였니?
내게 반가운 손님이..
오고 감도 알 길이 없고
나 오고 감을 알릴 길도 없는
소리로 만난 친구가
찌르르 찌르르 내게 다가온다
바람소리와 풀벌레 소리..
바삐 흘러가는 것들 사이에
내 바쁜 인생의 틈 속에
느리게 잠깐 스며들어 균열을 만드는 그것들에
난 비로소 잠시 멈춰 주위를 둘러본다
사라질 것을 알지만
현재 존재하는 그것들에
사라질 것을 알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내가 더해져
인생이 된다
하나의 인생이 지나고
또 하나의 인생이 지나가고
강물처럼
바람처럼
가을바람에
풀벌레 소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