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존재를 논할때 또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것이 바로 자전거다.
어렸을적 자전거는 나와 세계를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강력한 매개체였고, 자전거를 타면서 보는 세계, 보고 느끼고 상상하는 삶은 무척 따뜻했다.
낯선곳과 다른 사람들 사는 것을 보는걸 즐겨했던 나로써는 자전거는 단순 운동수단이나 이동수단이 아닌 내가 꿈꾸는 세계로 안내하는 '드림열차'쯤으로 표현할 수 있을만한 대단한 물건이었다.
그런 자전거를 내가 만들고 가꾸는 세계. 우리 가족들과 함께 탄다.
8월 28일 일요일. 일요이지만 출근하여 오전근무를 마치고 집에 오는길이 싱그럽다. 햇볕없는 하늘, 선선한 공기, 과거 이런날씨라면 무조건 자전거를 끌고 나갔던 나였다. 하루라도 자전거를 타지 않으면 안되던 그시절..
'민재야. 오늘 우리 넷이 자전거 탈까?'
민재는 당황해 한다.
그도 그럴것이 내 몸이 성치 않아 자전거를 타는것은 꿈도 꾸지 못했던 시간이 두달여 가까이 지속되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이내 민재는 환호성을 지른다.
'그래!!'
민셔를 업고 자전거를 탄다. 다행히 민셔가 잠들어 주어서 넷이서 편안히 자전거를 탈 수 있었다. 자전거 도로에서만 타는 것이라 엉덩이에 큰 무리는 없을거라 생각했지만 오리역 부근에 가서는 엉덩이가 좀 뻐근해온다.
꽤 먼 거리를 달리고 돌아오는 길에 보정역 근처 다리 밑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떡볶이를 먹으러 걸어간다.
때마침 비가 후두둑 후두둑..
다이소에서 우산과 우비를 사서 입고 쓰고 돌아다닌다.
비는 불쾌하지 않다. 기분좋게 부딪히는 비에 가을느낌이 더 물씬 난다.
기분이 좋은 날이라서 그런지 초록마을의 아주머니도 친절하고 기분좋은 웃음 지어보이시고, 진미 떡볶이의 사장님과 딸로 보이는 분들도 무척이나 친절하게 우리를 대해 주신다.
떡볶이를 먹고 자전거를 타고 오는길에 해가 비친다. 저 멀리 무언가 빛의 띠가 보인다.
'무지개다!!!'
우리는 환호성을 질렀다.
심지어 쌍무지개다. 바삐 사진을 찍고, 무지개를 뒤로하고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들에게도 무지개의 존재를 알린다. 그 근방은 다들 멈춰서 사진을 찍으며 축제를 즐기는 축제장으로 변한다.
'민재야. 오늘 자전거도 처음으로 다같이 타고 기분좋게 비도 오고 민재 태어나서 처음으로 쌍무지개도 보고 정말 좋은날이다 그치?'
'응 진짜 좋은 날이야. 너무 행복한 날이야.'
이러면서 민재와 나는 하이파이브를 한 열댓번쯤 한것 같다.
그 벅차오르는 감정을 이루 설명할 수 없어서 서로 마주보며 말로 다 못하는 감동을 나눈다.
정말 좋은날. 오늘은 정말 행복한날.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존재들에게 감사한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