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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 Real Christmas

by Far away from

출근길에 캐롤을 즐겨듣는다.

아직 11월 중순임에도 자꾸 자꾸 손이 간다. 이 즈음이 되면 주변 분위기가 크리스마스가 아니더라도, 내 마음속의 다양한 크리스마스들이 불쑥불쑥 떠올라 나를 설레게 한다.


전 회사 동료인 현태(일명 갈매기)와 요즘 과거 이야기를 많이한다. 나의 첫 직장. 화성에서 아파트를 지었던 그때. 아무것도 몰라 힘들고 어색한것 투성이었지만 마냥 즐거웠던 우리. 함께 숙소생활을 하며 웃고 울고 화나고 싸우고.. 우리의 청년기가 사회생활 초기와 어우러져 모든것들이 불안정 했던 그 시절.


우리끼리 참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참 많이 의지하기도 했나보다. 사회생활에선 다신 접할수 없을 만큼의 우정.


잔뜩 술을 먹고 난 다음날. 건축물의 슬라브 지붕위에 올라가서 뜨는 해를 바라볼때의 느낌.. 거칠고 힘들어서 다시 현실로 돌아간다해도 엄두가 안 날 테지만, 추억속에 아롱아롱 좋은 기억들만 매달려 있다.


일 끝나고 먹던 퇴랑이 삼겹살.. 왜그리도 맛있었는지.. 그리고 갈매기와 함께 수원대에서 운동장을 달렸던.. 테니스를 쳐보았던..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우리가 답답해서 뛰고 또 뛰어야 했던 그시절.. 공무꼴통 종환이는 늦은 밤 순대국집에서 혼자 소주를 마시다 딱걸리곤 했었고.. 우리의 겨울 만오천원에 다섯시간은 너끈히 시간을 넣어주곤 했던 수원대 앞 단골 노래방집.. 온돌방으로 된 그 곳에서 우리는 서로 뛰고 안고 울며 웃으며 서로를 위안하곤 했지..


다시 못올 그날.


출근 길 옆 오피스텔 건물의 복도등을 응시하고 있는데 타이머를 맞추어 놓았는지 복도등 불이 딱 꺼진다. 새벽이 아침이 되어가는 듯.. 동쪽 하늘이 붉게 타오르고.. 주변 건물들은 아침을 준비하는 듯 가로등과 복도등이 연이어 꺼진다.


차 안에서는 날 과거로 태워다줬던 성시경의 I'll Be Home For Christmas가 흘러나오고.. 나는 현실속에서 또 어디론가 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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