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의 사랑은 성인간의 사랑보다 한가지 매력요소가 더 있다.
바로 자신은 나이들어가는것과 반대로 아이는 성장해 간다는 것. 어느정도 갖춰져있는 어른과는 달리 아이는 하루하루가 틀리다.(외모+정신)
회사에서 늦게 가는일이 반복되다보면 민재는 끊임없는 메세지로 사랑을 표현한다. 전화나 카톡은 가장 적극적이고 실존적이게 사랑을 표현하거나 그리움을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아이의 건강을 위해 그것은 제한되고,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돌아간다.
내가 퇴근하고 돌아가면 항상 식탁을 본다. 식탁위엔 아이가 그날 놀았던 흔적들도 있고, 나에게 남기는 메세지들도 있다. 곰돌이젤리 한두조각, 나 좋아하는 고래밥, 빼빼로.. 자기도 먹고싶을텐데 항상 날 위해 남겨놓는다. 그리고 요즘은 그림 그리는 것에 빠져서 색종이나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 나에게 선물한다. 그림에서 특이한 점은 주황색이 무척 많이 쓰여진다는 것..
아이의 어렸을때를 생각한다. 주황색을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었는데.. 나에게 무슨색 좋아하냐고 몇차례 묻더니 이제는 나에게 동화되어 주황색을 그 아이도 무척 좋아하게 되었나보다. 나랑 똑같은 것에 안도감을 찾는 아이.. 식탁위에 있는 편지나 그림으로 교감하고.. 나도 민재가 남겨둔 편지 쓰는 칸에 메시지를 남겨놓는다.
가끔 짖궂은 상상을 하곤 한다. 민재가 좋아하는 나. 동경하는 나.. 나의 신체와 모든 조건들을 민재가 지금 똑같이 가지게 된다면 그때는 나를 필요로하지 않을까?
하지만 바보같은 질문에 대한 답은 너무나도 명확히 나온다. 함께 느끼는 교감. 느낌.. 그것만으로 그사람을 알 수 있듯이.. 민재는 내가 가진 신체적인 우월한 조건이나 자금력등을 동경하는것이 아니라 '나'란.'아빠'란 존재와 노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 것이라는 걸..
내가 바쁘게 사는 동안. 생각하지 못하는 동안. 누군가 나를 생각하고 그리워 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행복한 느낌을 준다. 물론 커감에 따라 변하긴 하겠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하긴 하겠지만.. 현재 나는 사랑하고 있고, 사랑받고 있고, 교감받고 있고.. '행복' 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변할 것을 두려워 하는 것은 현재의 행복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항상 드는 생각..
'놀아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랑해주고 이뻐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란 항상 같은 감정 같은 느낌으로 공감했기 때문에..
난 그 어떤 상황이와도.. 그 어떤 시절이 찾아와도.. 동등한 감정을 공유하려 노력할 것이다.
민재야.
'아빠가 놀아줘서 좋았어. 아빠가 목욕탕 함께 가줘서 고마워'가 아니라..
'아빠랑 놀아서 정말 재미있었어. 아빠랑 목욕탕 갔더니 정말 행복했어. 아빠도지??'
라고 물어줘..
'응!! 나도 정말 너무 재미있고 행복했어!!'
라고 진심으로 대답할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