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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oul Mate 아연

Always be with you

by Far away from

아연이는 지금의 민재보다 훨씬 어렸을때 만나게 되었다.

그때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떠올리면 언제나 삼촌미소가 지어지게 되는데, 정말이지 해맑고 순수한 영혼이었다. 승연이와 함께 나의 혼을 쏙 빼놓은채 놀이를 하기 바빴고, 그 놀이에는 도구를 이용한 놀이와 몸을 이용한 놀이등 제한이 없었다.


그런 아이가 이제 사춘기가 되어 이제 몸을 이용한 놀이는 꿈을 꿀수도 없고, 자아가 커져서 각종 세상 현상들에 대한 독설을 마구마구 풀어 놓게 되었다.


큰 처형네 아이들은 아주 어렸을때부터 지금까지 무척이나 가까운 곳에서 지켜볼 수 있을 수 있어 육아의 간접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그로 인해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자랄 것인지. 어떤 모습이 되었을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서 미리 예습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아연이는 초등학교 무렵부터는 수많은 동생들을 챙겨주기 바빴다. 나이차이가 많은 동생들이 많은 관계로 누군가는 어른들을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는데 아연이는 항상 궂은일을 자처하곤 했었다. 내가 봤을때 아이가 감당할 수 있을 한계치를 넘었음에도 불구하고도 꿋꿋히 아이들을 안고 달래고 케어하는 모습에 진심으로 자주 물어봤던 기억이 난다.


"아연아 정말 괜찮아? 안힘들어?"


그럴때면 항상 진심어린 표정과 말투로 정말 괜찮다고 즐겁다고 말하곤 했었다.


그 모습에서 나는 나의 모습을 봤다. 나의 어린시절. 형과 누나와 부모님의 심부름을 도맡아 하면서. 영하의 한파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콩나물 심부름을 좀더 빨리 다녀오기 위해 맨발로 슬리퍼를 신고 다녀온 기억. 형의 과자 심부름을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과자보다 형이 좋아하는 과자로 받은 돈 전부를 채워 사가곤 했던 기억. 내가 좋은 것보다 타인이 좋으면 좋은거라 생각했던 옛날의 기억. 그때는 정말 진심으로 좋고 행복했다. 아연이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아연이 본인이 좋은거보다 타인의 칭찬이나 관심. 즐거움등을 보는 것이 더 행복했으리라.


하지만 그런 아연이가 변하고 있다. 부모님과 언니에 대해서 독설을 쏟아내고 친구들과 놀며 자존감을 높이는 것에 힘을 쏟고 있다. 어제 장모님 산소를 가는 길에 우리차를 탔는데 그 안에서 쏟았던 갖은 내면적 갈등과 한을 쏟아붓는 것을 누가 봤으면 심하리라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나는 마음속으로 좀더. 좀더. 라고 응원을 하고 있었다.


실로 나도 어렸을때 자아가 커지면서 형제들의 부조리와 이기심에 반발하여 연습장에 글로 승화시켰던 기억이 난다. 빨간펜으로 이름을 쓰고 갖은 못된말들을 하며 내 안의 자아를 위로시켰던 기억.


하지만 난 성인이 되어 지금의 와이프를 만나기 전까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취향이며,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조차 잘 알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랬기에 아연이의 취향과 자아를 발견해주고 싶었고, 그것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줄 생각이 있다. 누군가가 본다면 오지랖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와 닮은 나의 Soul Mate 아연이의 성장과정에 도움이 될 것들이 있다면 무엇이든 하고 싶다.


시간은 지나고 흐르고, 유행은 바뀌고, 많은 것들이 변하지만 사람의 내면적 성장과정에는 많은 닮은 과정이 있는 것 같다. 그 때문에 비슷한 입장인 사람들간에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은 이해하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다. 아연이와의 대화를 통해 잊혀지고 있었던 나의 과거에 대해 피식 웃으며 생각할 수 있게 되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My Soul Mate 아연~~ Always Be with you.

항상 널 응원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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