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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주말

과거 미래의 나와 함께한 현재의 나

2016.04.09~10 삼대가 함께한 캠핑

by Far away from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바를 적는 버킷리스트.

그중 하나인 아빠와 아들과 3대가 함께하는 캠핑

어제와 그제 그 숙원 사업을 이루었다!

민재를 데리고 금요일 저녁에 본가로 바로 출발~

하룻밤 자고 토요일 아침에 연천에 있는 땅에미소오토캠핌장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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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사이트 규모의 대규모 캠핑장.

10시 즈음 도착한 캠핑장엔 벌써 대부분의 사이트에 텐트가 쳐져 있었다. (예약제이지만 자리는 선착순)


개수대와 화장실에서 좀 멀지만 한적한 곳에 텐트를 치고 대충 볼일을 본 후 재인폭포와 전곡리 유적지 중 세계적으로 의미있는 유물이 발굴되었다던 전곡리 유적지를 찾아갔다.

(다 둘러보고 그 근처 알아보았던 생선구이 맛집_고능생선구이시골밥상_에서 점심을 먹고자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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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즈음 캠핌장에서 출발을 해서 그 근처 장이 선 곳에서 장구경을 하고 옥수수 한개씩 먹고, 민재가 씨앗을 심고 싶다 하여 민재가 고른 수박씨와 내가 고른 강낭콩씨를 사서 전곡리 유적지로 고고!


이번 여행의 컨셉은 아빠와 민재가 두루 스트레스 받지 않고 뭐든지 천천히 마음 내키는대로 하게 하고자 마음먹었기 때문에 진도가 느리더라도 천천히 천천히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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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너무 느려 점심을 먹지 못하고 4시가 넘은 시간에 점저를 먹고자 캠핑장으로 다시 출발! 네시간여를 전곡리 유적지에서 보냈다.. 흐흐.. 밥이라도 먹고 구경할껄..


하지만 민재도 토끼랑 산양에게 마음껏 먹이주기 체험을 해서 좋아하고 아빠도 천천히 둘러보아 좋은 눈치다..(온수가 안나와 화장실 못가신것 빼고..)


캠핑장에서의 저녁준비!

와이프가 준비해준 깨알같은 재료들과 엄마가 다 씻어서 싸준 쌈재료와 과일들.(개수대가 멀어 씻어서 싸준게 얼마나 고마운지 몰랐다 ㅠㅜ)


냄비밥을 앉히고, 뜨거운 국물로 먹을 라면물도 올리고.. 고기와 소시지를 굽는다.

민재가 차에서 잠든 관계로 아버지와의 담소시간. 맥주한잔을 먹으며 이야기 나누는게 참 좋았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생각나고 미안하셨는지 동영상을 찍어 보내주고 연신 통화를 하신다.


민재가 일어나 배고픔을 호소하여 소시지와 냄비밥을 숟가락에 올려 정신없이 입에 퍼 넣어주고, 다들 허기가 어느정도 가시자 모닥불타임..


아버지가 베어 가져오신 대추나무가 타닥타닥 잘도 탄다.

우리민재 핸드폰 마음껏 하고 불장난도 마음껏 한다. 허용허용..

그러다 민재 의자에 불씨가 만든 구멍을 훈장처럼 새겼다.


서리인지 비인지 물방울이 하늘에서 보슬보슬 떨어진다.

그치만 삼대가 함께모인 따뜻한 마음과 타오르는 모닥불로 차가운지도 모르고 보낸 저녁시간.


캠핑이 끝날무렵 말수가 많아지시고 민재에게 장난도 많이 치시는 아버지와 민재가 웃으며 노는 모습을 보며 나의 미래와 과거의 모습이 공존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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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동료에게 보낸 사진을 보며 동료가 말했다.

'아버지 굉장히 건강해 보이신다'


기분좋은 말. 듣기 좋은 말.

'그럼요. 건강해야죠! 아직 효도도 못했는데..'



아버지는 잠자리가 불편하셨을텐데도 아침에 웃으시며 너무 아늑하고 좋다고 말씀하신다.


캠핑장비가 지저분해질까봐 싸구려 자충배게에도 수건을 받히시고, 민재의 발길질을 감당하며 주무셨을 밤 시간이 편하셨을리 없다.

텐트를 어떻게 치고, 걷고 각 용품들을 어떻게 정리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최대한 도우려고 나름대로 정리하시는 그 마음이 마냥 편하셨을리 없다.


하지만 편했다 좋았다 말하시고 좀더 있다 가시자고 말씀하신다.


부모의 마음은 그런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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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정리를 하고 집으로 출발한다.

어머니가 삼계탕을 해 놓았단다.

항상 주려고 하면 더 받게 되는것. 단지 내 마음을 전달할 뿐이고 항상 수혜를 받는건 자식이다.


아직도 효도가 뭔지. 어떻게 해야 부모님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자기만족인지 다함께 만족한 것인지 잘 모르겠는 삼대가 함께한 캠핑을. 버킷리스트를 한 개 이룰 수 있었던 의미있는 주말.


많은 여지와 영감과 좋은 기분들을 가득 담고 온 월요일.. 지금 난 월요병과 전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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