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의 분신

오늘의 나는.. 오늘의 아이는..

7살의 봄.

by Far away from

'우린 항상 똑같다 그치~'


지금의 민재가 내게 자주 하는 말이다.

나와 똑같은 것에서 만족을 찾는 아이를 보며 내가 그리 나쁘지 않은 아빠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져보기도 하지만, 자부심을 가지기엔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새해에 세웠던 각오는 이미 많이 무뎌진지 오래고, 올해 하고자 했던 계획들을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는것은 없다. 이것저것 분주하지만 무엇 하나 이뤄지는 것은 없고, 생각이 무뎌지는만큼 글도 생활도 무뎌지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수 없다.


37살의 첫 2개월동안 가장 소중한 것들을 잃을 뻔한 경험과, 아이를 통해서 죽음을 경험하기도 했다. 내가 가진 모든것들이 언제든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지만, 그런 마음에 종속되어 내 자신이 노예화 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아이가 날 막 때리고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인다.


'민재야. 아빠 때리지마~'


'이미 때렸는데?'


이것도 지금의 민재가 즐겨하는 말이다.


하루하루 변해가고 달라져가는 생성과 소멸의 경계선상에 항상 서있는 우리들의 인생이기에 순간순간이 소중하다.


오늘은 시원하게 내리는 비에 만개한 장미 꽃잎이 후두둑 떨어졌다.


'사진한방 찍어 놓을껄.. '


비가 오는 날에는 삶의 풍요로움과 소멸이 교차하는데서 오는 묘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같은 비가 내리지만 어제의 비와 오늘의 비는 같을 수 없고, 아이가 매일 놀아달라며 떼를 쓰지만 어제의 떼와 오늘의 떼는 결코 같지 않다.


요즘 유독 한살 어린 옆집 아이와 즐겨노는 민재.

어제는 퇴근길에 민재가 놀고 있길래 늦었으니 얼른 들어가자 말했다.


'아빠 먼저 들어가. 나 좀더 놀다가 이제 들어가야 겠다.. 생각이 들면 들어갈께~'


언제든 맘만 먹으면 소유할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민재의 시간이 분리되고 있다. 앞으로 더 더욱 그럴텐데..


장미 꽃잎이 떨어지고 나서야 사진찍는걸 생각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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