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29cy
눈으로 된 중절모를 쓴 가로등
폭신한 흰 옷을 입은 건물들
그 밑을 걸어가는 한사람..
눈이 내린지 한시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창밖의 모든 것들은 하얗게 변해버렸고
당신과 만난지 그리 오랜 시간이 되지 않았지만
내 가슴속은 사랑의 울렁거림으로 가득 차버렸는데..
그대 떠나는 골목길엔
발자국만을 남기죠
하얀 눈과 대비되는
검고 더러운 것들을 흩뿌리고 갈수도 있으련만
오직 발자국만을 남기죠
얄밉도록 딱딱하고 차가운
신발 밑창과 쌓인 눈과의 만남으로
건조하리만큼 선명한
당신의 발자국이 생기고..
한탄스럽게도..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계초침과
걷다 서다를 반복하는 그대발걸음과
내리다 쌓이다를 반복하는 함박눈을 느끼지도 못한채
감긴 내눈에선 하염없이 눈물이..
따뜻한 햇살이 내리기라도 하는 날이면
당신의 발자국 새겨진 눈길은 녹아 없어지겠지만..
사랑의 기억들 조각조각 흩어진채 무너져버린 내 가슴엔
햇살조차 들지 않아
가슴의 발자국 사라질날을 기약할수 조차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