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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r away from Mar 08. 2018

문제의식(1)

2005.03.08cy

낡은 커피포트에서 물이 끓고 있다. 그 옆에는 책을 읽으며 흔들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이 있으며 그옆 창문에는 낙옆이 떨어지고 벽난로에서는 장작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다.


누구든 이쯤되면 정취있고 낭만적인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정도의 여유를 동경하되 실행할수 있는자가 몇이나 될까?


우리는 제각기 바쁜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마음마저 바쁘다는건 여기서 제기해야할 문제가 아닐수 없다.


사람은 일을 함으로써 돈을 벌수 있고 생활을 영위해 갈수 있지만 일을 하는 시간만 소비하는게 아니라 그 바쁜 근무시간에 탄성을 받아 일상생활 자체가 바쁘게 된다. 바쁜게 습관이 되어 항상 마음은 바쁜게 부지런한것처럼 인식되어져서 생활 전반에 걸쳐 바쁜 행동과 여유없는 모습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비극이 아닐수 없다. 그래서 사람은 일을 하고 사회가 만들어놓은 지렛대를 타고 위로 위로 올라갈것이 아니라 그 지렛대를 시소로 만들어 위로 아래로 위로 아래로 조절을 하여 항상 그 위치를 지켜야 하는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러기란 가능한 일일까?


흔히들 얘기하는 '하면된다' '불가능이란 없다' 이런 명언들이 왜 자신을 채찍질하며 하늘로 솟구치려는 욕망에만 적용이 되는것일까?


그런 하면된다는 의식이 자신을 가꾸고 좀더 인간답고 평상심을 유지하는 '사람다운' 모습을 유지시키는데 적용되면 안되는 것일까?


나 하나만 바뀌어서 세상이 바뀐다면 좋겠지만 나 하나 바뀐다고해서 별로 달라지는게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세상이다. 자신이 다른 사람처럼 바쁘게 살지않기 때문에 다른사람도 자신과 같기를 바라는 마음을 떨쳐 내야 할것이다. 그냥 자유로운 영혼대로.. 끊임없이 닥치는 외부자극에 자신마저 비우는 관용으로 대처해야 할것이다.


참 힘든세상이다. 우리가 가져야할 문제의식(1)은 이미 너무 힘든 세상이란걸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왠지 좋은일이 있을것 같은 기분좋은 아침이 저녁까지 유지되기 위해서는 텅빈 자신이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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